"관광업 살려라" 유럽 등 관광국, 손님맞이 나섰지만…전망은 비관적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관광수입으로 버텨온 국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관광산업 부진이 유럽과 신흥국의 경제위기를 가중시키고 있지만,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확산세도 여전해 당분간 관광 수요가 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 힘이 실린다.
13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내부 국경 통제, 여행 제한 조치의 점진적 해제를 권고하고 관광 재개를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집행위는 이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단계적인 해제 조치와 함께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 탑승 인원 제한, 호텔ㆍ식당의 고객 수 제한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실제 코로나19에 따른 제한 조치 해제는 각국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지만 관광업 비중이 높은 회원국들을 고려해 EU가 이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봉쇄조치의 단계적 완화와 함께 EU 집행위가 관광업 살리기부터 나선 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관광업은 EU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는 주요 산업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가 조사한 2018년 기준 세계 여행객의 도착지 51%가 유럽일 정도다.
그리스 관광연합은 올해 자국의 관광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거둬들인 수익의 30%만 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경제에 미칠 연쇄반응을 우려했다. 그리스의 관광업 비중은 GDP의 20%다. 코로나19가 확산한 그리스 아테네의 호텔 이용률은 지난 3월 10% 수준으로 1년 전(60~70%)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관광업 비중이 높은 EU 회원국들은 이동제한을 핵심으로 하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관광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는 많은 유럽인과 이번 여름에 여행하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더 나은 계절이 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업계에서는 올해 1억개 이상의 일자리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최대 여행사인 독일의 TUI(Touristik Union International)는 이날 "관광업의 최대 위기"라면서 직원 8000명 감원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가 이달 초 해외여행 제한, 금지 조치 등으로 세계 GDP의 10%가량을 차지하는 관광산업에서 2조7000억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TUI는 크로아티아, 그리스 등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한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7월에는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외에도 몰디브나 세이셸 등 관광 의존도가 높은 작은 섬 형태의 개발도상국들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몰디브의 올해 GDP가 당초 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8% 감소할 것이라고 조정했다. 몰디브 정부는 오는 7월에 국경 문을 열고 관광객을 맞이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카지노의 도시' 마카오도 지난달 카지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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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가 경제활동 재개에 나서기 시작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2023년까지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수준의 항공 수요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오는 3분기 국내선 시장 회복이 본격화되고 국제선 시장의 단계적 회복세가 더딘 속도로 진행된다는 시나리오 전제하에 분석한 것이다. IATA는 내년 여객 수송실적이 지난해보다 2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평가사 피치도 올해 유럽 호텔의 객실 이용률이 60% 감소할 것이라면서 적어도 2023년까지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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