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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성착취' 피해자만 103명…가해자 상당수는 '미성년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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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성범죄 검거 140명 중 10대가 25명
2차 피해 유발 텔레그램 '자경단'도 수사 대상
조주빈 도운 사회복무요원 구속영장…공범 수사 속도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 촬영을 강요해 만든 음란물을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나오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 촬영을 강요해 만든 음란물을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나오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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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경찰이 성착취물을 만들어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포한 혐의로 140명을 검거해 23명을 구속했다. 피해자만 10대 26명 등 100명을 훌쩍 넘었다. 2일 경찰청은 전날까지 성착취와 관련한 디지털성범죄 98건을 조사해 13건을 송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성년자 피해자 다수…가해자 25명도 10대

경찰에 따르면 텔레그램 등에서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운영자는 29명이고, 이를 유포한 피의자는 14명이다. 성착취물을 소지한 혐의는 97명이다. 이를 재유포하거나 단순유포한 피의자는 25명이었다.

지금까지 경찰 수사로 밝혀진 피해자는 103명에 달했다. 10대로 확인된 경우가 26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17명, 30대 8명, 40대 1명 등이다. 연령을 확인할 수 없는 피해자는 51명이었다. 특히 가해자 중에도 10대가 다수 포함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78명, 30대가 30명, 10대는 25명이었다.


경찰은 텔레그램 'n번방'의 시초인 갓갓을 비롯해 '박사방'과 '프로젝트 N방' 등 성착취물을 제작ㆍ유포한 3건의 사건을 비롯해 재유한 경우까지 총 85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또 박사방 가입자 가운데 중복 닉네임을 제외한 1만5000개를 확인하고 신원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5일 경찰청 산하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발족시키고 텔레그램을 비롯한 SNS를 통해 확산된 성착취 범죄 등을 집중 수사해왔다. 특별수사본부는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이 이끌고 있으며, 총 4283명이 디지털범죄수사에 총력을 쏟고 있다.

'박사방' 공동 운영자 3명 중 2명은 검거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과 함께 공동으로 단체대화방을 운영한 3명 중 2명은 이미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사방 공동운영자)3명 중에 2명은 수사 대상이고 검거된 상태"라며 "나머지 1명은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조주빈 측은 대화방을 관리한 공범들이 3명 더 있었다고 전했다. 전날 조씨의 변호를 맡은 김호제 변호사는 "조씨 외에 '붓다', '사마귀', '이기야'라는 닉네임을 가진 3명의 박사방 관리자가 더 있었다"며 "총 4명이 박사방을 공동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현재 기소된 '태평양'이라는 닉네임의 이모(16)군도 관리자급의 역할을 하며 조씨와 공동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2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북관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 현판식에서 민갑룡 경찰청장 등 참석자들이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주은 여성안전기획관, 남구준 사이버안전국장, 민 청장, 최승렬 수사심의관. /문호남 기자 munonam@

2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북관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 현판식에서 민갑룡 경찰청장 등 참석자들이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주은 여성안전기획관, 남구준 사이버안전국장, 민 청장, 최승렬 수사심의관.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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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경찰은 현재 텔레그램 'n번방'을 처음 만든 '갓갓'을 비롯해 박사방과 '프로젝트 N방' 등 성 착취물을 제작ㆍ유포한 3건의 사건을 비롯해 총 85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갓갓은 여전히 체포되지 않았다. 박사방의 경우 '모네로'라는 가상화폐로 성 착취물을 거래한 만큼 조씨를 검거할 수 있었지만, 갓갓이 운영한 n번방은 문화상품권을 활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갓갓의 신원이) 특정됐는지 말하기 어렵지만 그와 연계된 다른 행적을 찾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조씨와 함께 범행한 공범들에 대한 신상공개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주빈과 관련한) 공범수사를 계속 하는데 수사 결과에 따라 신상공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지 않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텔레그램 '자경단'도 수사 대상…2차 피해 발생"

성착취물을 만들어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포한 이른바 'n번방' 사건과 관련해 범죄 의심자의 신상정보를 퍼뜨리는 자경단(自警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한다.


경찰 관계자는 "자경단의 활동에 있어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부분이 상당히 있어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자경단으로 꼽히는 주홍글씨 텔레그램 방에는 현재 n번방 관련 혐의자로 지목된 200여명의 범죄 정황과 신상정보들이 공개되고 있다. 이름과 나이, 주소ㆍ주민등록번호ㆍ휴대전화번호ㆍ직업ㆍ사진 등 민감한 정보까지 1만명이 넘는 대화 참가자들에게 공유되고 있다. 경찰은 주홍글씨 방과 유사 기능을 하는 방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경단 텔레그램 방에는 개인정보들이 상당히 많이 올라오고 있다"면서 "그들이 자율적으로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그런 과정에서 기존 피해자들을 같이 언급한 사례도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자경단은 디지털 성범죄자를 단죄한다는 점에서 잠시나마 여론의 공감을 얻었으나 이에 대한 2차 피해 역시 극심한 상황이다. 피해자의 신상과 사진이 여과 없이 노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 일부 언론에서 2차 피해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야 일부 사진이 삭제되기도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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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울지 않도록” 피해자 보호 체계 구축

다각적인 피해자 보호 방안도 마련됐다. 경찰은 이날 현재까지 n번방 사건 피해자 103명 중 47명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173건의 피해자 보호조치를 지원했다. 2명에 대해서는 신변보호도 이뤄졌다.


피해신고는 경찰관서를 방문하거나 전화(112ㆍ182ㆍ117), 사이버경찰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 시 권리보장 및 보호ㆍ지원 내용을 상세히 알리고, 유관기관과 협업해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피해자 조사는 여경이 담당하고, 가명조서 활용과 신뢰관계인 동석, 피해진술 영상녹화 등 수사 과정에서의 보호는 물론 관련 영상 삭제와 상담ㆍ법률지원, 긴급생계비ㆍ임시주거시설 제공 등 경제적 지원도 이뤄진다.


아울러 경찰은 각 경찰관서 여성청소년과장을 팀장으로 한 '피해자 보호 전담팀'을 구성하고 다양한 피해자 보호 방안을 추진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동의 없이는 누구에게도 피해신고 사실을 알리지 않으니 안심해달라"며 "경찰관서별 균질하고 내실 있게 피해자를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불법 조회, 조주빈 제공 사회복무요원 '구속영장'

조주빈을 도운 공범들에 대한 경찰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전 사회복무요원 A(2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0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해 이 중 17명의 개인정보를 조씨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회복무요원이었던 A씨는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등ㆍ초본 발급 보조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여죄를 확인하는 한편 공범이 있었는지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근무한 주민센터 공무원의 위법행위 여부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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