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때도 말로만…감염내과 인력확충 절실"
인터뷰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이번에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때처럼 비슷한 조짐(감염내과 지원 움직임)이 있겠지만 별 기대가 없다. 매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악순환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전 대한감염학회이사장)는 25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전염병 위기가 터질 때마다 감염내과 전문가의 역할을 강조하지만 평상시에는 그렇지 않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감염내과에 대한 인력 확충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감염내과는 고질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근무 여건 대비 보상이 높지 않고 업무 강도는 높다. 게다가 정원도 적어 전공의 사이에서 '기피 1순위'다. 김 교수는 "감염내과 전문의는 '3D' 직업으로 여겨진다"며 "전공의 초년 차 때는 사명감으로 감염내과를 희망한다고 한 사람도 연차가 높아질수록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다른 선택을 한다"고 아쉬워했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감염내과 전문의는 275명이다. 2015년 메르스 당시 206명에서 2016년 219명, 2017년 239명, 2018년 258명 등 매년 15명 전후로 전문의가 배출됐다. 김 교수는 "메르스 때 감염내과 인력 확충에 대한 목소리가 있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며 "메르스 이전에도 감염내과 전문의는 매년 비슷한 규모로 늘었다"고 했다.
감염내과는 전문의뿐만 아니라 병원에서도 '찬밥' 신세다. 감염 관리와 예방에 중점을 두는 과의 특성상 수익 창출과 거리가 먼 탓에 병원에서도 정원을 늘리려고 하지 않는다. 김 교수는 "국내 의료기관 90%는 민간 의료기관인 만큼 수익성을 중시한다"며 "감염내과 의사들이 결핵이나 에이즈, 말라리아 등을 진료해선 수익이 안 나온다. 대부분 항생제 등을 쓰면 2~3주면 낫기 때문"이라며 감염내과 정원이 적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200개 병상당 감염내과 전문의가 적어도 1명은 있어야 하는데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곳에선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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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내과 인력 확충을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단 지적이다. 김 교수는 "감염내과를 하겠다는 펠로가 있어도 병원에 자리가 없다"면서 "정부의 지원을 통해 정원을 늘리고 이들을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 등에서 관련 경험을 쌓게 한다면 감염병 전문 인재로 양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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