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긴급 증시 전망]"2008년 위기와 다른 코로나 증시, 앞이 안보여"
원인이 달라 같은 대처 안돼
백신개발, 확진자 감소 전까지
공포 지속…시간이 답
전문가들 "예측못해" 한목소리
통화정책 이외 보완책 내놔야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금보령 기자, 이민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지면서 각국이 진화에 나섰지만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경제ㆍ증시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증시 폭락 상황은 유사하지만, 원인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방식의 대응은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특히 현재의 코로나19 공포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혹은 전세계 확진자 수가 감소하기 전까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정책이 나온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결국 '시간이 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7일 아시아경제신문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긴급 증시 전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들은 한결같이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한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증시 흐름 등 어떠한 전망도 현재 내놓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설명이다. 당장 각국이 파격적인 통화정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증시 하락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것을 볼 때, 당분간 이러한 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그 어떤 정책 대응을 내놓아도 코로나19 해결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며 "미국이나 유럽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잡히지 않는 한 시장 불안감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제는 코로나19가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차라리 모든 국가에서 동시발생했다면 진정국면도 방향성을 갖고 예측할 수 있을텐데 도미노처럼 확산되다보니 피해가 어디까지,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중국에서 처음 발병했을 때는 글로벌 '공급망 위축'의 문제였지만, 미국과 유럽으로 확산되는 순간 전세계 '소비시장'이 무너지게 됐다는 점에서 더욱 사태가 심각해졌다는 분석이다.
안 교수는 "전세계 소비시장의 70%를 담당하는 미국과 유럽이 국경을 폐쇄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이는 곧 글로벌 수급이 망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내놓았던 통화정책을 재도입한다는 게 큰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금융위기 때는 취약 가계의 부실이 금융기관으로 전이되었던 것이지만, 현재는 가계가 아니라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게 된 기업으로 대상이 바뀌어있다"며 "이러한 실물경제 위기 속에서 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해보인다"고 진단했다. 강 실장은 "몇 달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구제받지 못해 최악으로 가는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국내 뿐만 아니라 각국에서도 통화정책 이외의 보완책들을 내놓아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올초 국내 경제성장률을 2.2%로 제시하고,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러한 전망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강 연구원은 "대외여건이 주단위로 바뀌고 있어 결과적으로 전망 자체가 안되는 상황"이라며 "전염병의 양상에 대한 윤곽이 잡혀야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센터장들은 증시 회복을 위해서 본격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앙은행이 기업 쪽은 대응할 수 있지만 수요 쪽은 대응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아예 정상적인 소비활동을 못하기 때문에 국내 추경도 더 강하게 풀어야한다"고 언급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금융,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안정화 시도는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전염병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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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동성 공급만큼 자금의 순환이 이뤄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시중에 돈이 풀린다고해도 '승수효과'가 일어나야하는데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올스톱된 상태"라면서 "이게 해결되어야 재정정책의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제로금리인 상황에서도 돈이 말라가고 있다"며 "기업들이 돈을 풀 수 있도록 당근책이 필요하며, 그 카드를 빨리 꺼내들어야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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