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여신 리스크까지…글로벌 은행 주가 폭락세 이어져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글로벌 은행의 주가 폭락을 부추기고 있다.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금 조달이 어려운 가계ㆍ기업이 돈을 갚지 못할 것이라는 신용 불안감이 극대화된 것도 은행 실적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의 은행 주가를 종합한 KBW은행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2% 떨어진 62.47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10월 이후 100 이상을 유지해온 KBW은행지수는 지난달 20일 이후 하락세가 본격화했다.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자 은행주가 타격을 입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104.17이던 KBW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를 거치며 최근 한 달 새 40% 이상 떨어졌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12% 이상 폭락했는데, 미국 주요 은행 주가의 낙폭은 이보다 컸다. 시티그룹 주가가 19% 떨어졌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체이스 등도 각각 15% 이상 급락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도 은행 주가가 20%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유럽의 경우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제도로 수익성 악화를 겪는 기간이 장기화하고 있어 타격이 더욱 큰 상황이다.
프레더릭 캐넌 KBW 애널리스트는 "저금리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감소와 신용 비용 증가로 은행으로서는 매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KBW는 Fed가 현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채권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경우 내년 대형 은행의 주당수익률은 기존 예상치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이 보유한 여신의 부도 리스크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커졌다. 유동성이 악화한 상태에서 대출 상환 시기를 연기하거나 대출 규모를 늘려달라는 기업과 개인이 몰리면서 부실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런 점을 감안해 이날 은행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밝히고 신용등급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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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은행이 당장 신용 경색을 일으켜 금융 위기로 이어질 상황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 등의 조치를 하면서 시중은행의 유동성을 확보해줬고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강화한 스트레스 테스트 등으로 지금까지는 여력이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전날 JP모건 등 미 월가 대형 은행들은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고 보유 자금을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는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에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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