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여파…생보사 매도가능증권 400조 '역대 최대'(종합)
자산불리기 자산재분류
제로금리·코로나19 판데믹
"자산운용 전략 재수립해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보험사들이 초저금리에 맞춰 자산 불리기에 나서면서 매도가능증권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제로금리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보험사들의 이러한 회계처리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 일반계정 보유채권 가운데 매도가능증권이 4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생보사 매도가능증권은 지난해 11월 기준 397조42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나 증가했다. 이 증가율은 2015년 9%를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반면 만기보유증권은 전년 157조4832억원에서 141조914억원으로, 10% 가량 줄었다. 2014년 이후 매년 수십조원씩 증가하던 추세가 반전했다.
손해보험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손보사 매도가능증권은 지난해 11월 기준 140조6336억원으로, 전년 보다 7% 증가했다. 다만 만기보유채권은 21조원에서 27조원으로 늘어났다.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면서 만기까지 보유할 증권인 만기보유 금융자산과 중도에 매각할 증권인 매도가능 금융자산으로 구분한다.
재무제표 상에서 금융자산을 만기보유 계정으로 분류하면 장부가격과 이자만 반영되지만, 매도가능증권 계정에 쌓으면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이 더해진다. 저금리 상황에서는 매도가능 계정으로 자산 재분류를 하면 채권평가이익이 발생해 자본확충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러한 효과에 힘입어 전체 생보사 자산총계는 2018년 73조9967억원에서 지난해 86조9569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손보사 자산도 38조2006억원에서 43조6086억원으로 늘어났다.
자산이 늘어나면서 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도 상승하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3분기 생보사 평균 RBC는 301.2%로 2018년말 271.3% 보다 29.9%포인트나 신장했다.
특히 이러한 자산재분류는 대형사들 위주로 활발하게 이뤄졌다. 삼성생명은 매도가능자산이 2018년 147조원에서 지난해 166조원으로 늘어난 반면 만기보유자산은 큰 변동이 없었다. 한화생명은 매도가능자산이 28조원에서 70조원으로 3배 가까이 확대됐지만 만기보유자산은 36조원이 모두 감소했다. 교보생명도 55조원이던 매도가능자산을 60조원(지난해 3분기)까지 늘렸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금융자산 계정을 재분류하면 3년 간 변경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움직임은 한시적인 금리 대책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의 영향으로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를 차례로 낮추고 있어 자산운용 전략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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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보다 금리가 더 낮아진다면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져 보험사의 이차역마진 부담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제로금리 시대에 적합한 자산운용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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