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수장들 자사주 매입…주가 부양 나서도 낙폭 커져
자영업자 등 부실 대출 징후 은행 자산건전성도 적신호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카드사·보험사 등 직격탄

코로나發 금융산업 올스톱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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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실물경제의 타격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우리 경제의 '젖줄'인 금융산업마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 수장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 하락폭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한계기업과 저소득층 가계들의 '도미노 붕괴' 발생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은행권의 자산건전성도 빨간불이 켜졌다.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고 보험사들 역시 역마진 타격과 운용자산수익 한계에 부딪혀 역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금융지주사 7곳 중 올 들어 자사주를 매입한 수장은 절반이 넘는 4명에 이른다. 자사주 매입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다. 손 회장은 전일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올 들어 두 번째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2월5일 2000주를 사들였고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지난 4일 1만주를,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6일 2만1800주를 매입했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주가 방어에 초비상이 걸린 탓이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았다. 올 들어 금융지주사들의 주가 하락폭은 30%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폭의 배 이상이다. 연초 계획됐던 해외 기업설명회(IR) 행사도 올스톱됐다. 해외사업 인가 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신(新)남방 공략'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 로드맵의 차질도 불가피해졌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자산건전성에도 위기신호가 감지된다. 자영업자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338조5000억원에 육박했고 연소득 3000만원을 밑도는 저소득 자영업자 중 90일 이상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한 장기 연체 차주의 비중은 2018년 말 1%대에서 지난해 3분기 말 2.2%로 증가하는 등 부실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 부채는 이미 지난해 9월 20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규제는 조이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 요청을 확대하는 것도 부담이다.

내수시장에는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실제로 신한ㆍ삼성ㆍKB국민ㆍ현대ㆍBCㆍ롯데ㆍ우리ㆍ하나 등 전업계 카드사 8곳의 지난달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은 전월보다 45% 줄었다. 또 카드사들은 고객들의 예약환불 요청 쇄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맹점 대신 환불금을 지급해주는 '가지급 미수금'이 최근 급증했지만 도산하는 중ㆍ소가맹점이 나오면 돌려받을 길이 묘연해진다. 특히 신용카드대금을 담보로 발행한 채권 비중이 높은 항공사로부터의 자금 회수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대면 영업 비중이 절대적인 보험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설계사 등 대면채널을 통해 발생한 생명보험사의 초회보험료는 5조3669억원으로 전체의 98%를 차지했다. 손해보험사도 대면영업의 비중이 약 8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감염에 대한 우려로 타인과의 만남 자체를 기피하면서 실적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해졌다. 이미 보험업계에선 초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타격과 운용자산수익마저 한계에 부딪힌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마저 터지면서 줄도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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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충격이 실물경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산업의 근간이 되는 금융시장에서도 누적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자칫 경제의 젖줄인 금융산업마저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겹친 초대형 경제 위기)에 휩쓸릴 위기에 직면했다는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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