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3조8711억원 순매수
중국 10거래일 동안 거래량 1조위안 넘어
경기부양 기대감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오주연 기자] 한국과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코스피가 1900선까지 주저앉는 등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하락장을 오히려 주식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2일부터 10일까지 7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3조871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3조9536억원, 기관이 2467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10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92포인트(0.61%) 내린 1,942.85에 하락 출발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0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92포인트(0.61%) 내린 1,942.85에 하락 출발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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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가 증시에 직격타를 주기 시작했던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개인의 매수세는 폭발적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0일까지로 기간을 넓히면 개인 순매수 규모는 6조4548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이 7조4152억원어치 팔아치운 물량의 대부분을 소화한 것이다. 기관의 순매수는 4378억원에 불과했다. 이 기간동안 코스피는 2079.04에서 1962.93으로 5.58% 떨어졌다.

이날도 개인은 코스피 추가 하락에도 여전히 주식을 사들였다. 오전 9시30분 기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692억원어치를 샀다. 특히 외국인들의 역대 최대치 매도 물량(1조3125억원)이 쏟아져나왔던 지난 9일 개인은 거래소가 전산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는 1999년 이후 두 번째로 큰 매수규모(1조2799억5000만원)로 주식을 사들였다.


이러한 베팅은 과거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의 '학습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로 코스피가 하락했던 때도 불안감이 진정되면서 주가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2002년 말 사스 발생 이후 2003년 3월 510선으로 떨어졌던 지수는 연말 810선까지 올랐고, 메르스 발생시에는 2015년 8월 1800선으로 하락했던 지수가 10월에는 2000선으로 회복했다.

주식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 중인 자금도 30조원을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투자자예탁금은 31조2124억원으로 최근 1년새 월말 기준금액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판 뒤 찾지 않거나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 놓은 자금으로, 향후 주식을 사기 위해 대기 중인 자금으로 분류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극도의 투자심리 위축 이후 공포감과 정책 기대감 사이에서 투자심리가 급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이후 중국의 인터넷 검색엔진 바이두에서는 주식계좌 개설 방법과 관련한 검색이 급증했다. 특히 같은 달 9~16일 관련 검색어는 신종코로나19 확산이 집중된 후베이성 우한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중국인들의 주식투자 관심은 지수 상승과 거래량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 5일 CSI300지수는 2.2% 상승한 4206.72을 기록, 최근 2년래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3일까지 10거래일 동안 중국의 주요 주식시장인 상하이와 선전 증권거래소의 전체 거래량은 1조위안(약 17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25일에는 거래량이 최고 기록인 1조4000위안까지 증가했다.


코로나19 공포 속에서 중국인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든 것은 바이러스가 억제될 수 있다는 신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적극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 중국증시 가치가 과대평가되지 않았다는 판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친 상황과 대조를 보이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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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덩신 우한과학기술대학 금융증권연구소장은 "최근 주요국 주식시장이 폭락한 가운데서도 중국이 큰 타격을 입지 않은 것은 상대적으로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위안화는 아직 국제통화가 아니고 중국의 10년물, 30년물 국채 금리도 2~3% 수준을 유지중이고 주식시장도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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