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철강·건설 등 큰 타격 전망
글로벌 수요 줄며 감산 불가피
발주 취소 등 최악 시나리오 대비

산유국 '치킨게임'에 벼랑 끝 몰린 수출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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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이어 산유국 간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초반대로 폭락하면서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유, 석유화학, 철강, 조선, 건설 등 전방위 산업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수요 급감, 재고 증가 상황에서 유가가 더 떨어진다면 한국 전방위 산업이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조선, 건설 등 주력 수출 업종에서는 '수주 절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유·화학업계, 수요 둔화로 감산 불가피=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42.6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3% 떨어졌다. 경유와 항공유(등유)는 각각 46.14달러, 43.52달러로, 각각 34.77%, 35.51%씩 감소했다. 이는 올해 국제석유제품 가격을 집계한 이래 가장 낮은 가격이다.

정유사의 수익을 가늠하는 정제마진 역시 크게 줄었다. 올 들어(1월) 0.4달러였던 정제마진은 지난달 3.0달러까지 올랐으나 이달 첫주 1.4달러로 다시 내려갔다.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4~5달러)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원유시장의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가운데 석유제품 수요는 경기둔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이미 크게 빠진 상태다. 올해 1월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휘발유(-16.02%), 경유(-23.52%) 모두 줄었다. 이는 지난 5년간(2015~2019년) 평균 소비량보다 5.3%, 12.0%씩 감소한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K에너지는 이달 들어 정유공장 가동률을 최대 15%까지 낮췄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지난해보다 가동률을 줄여 90%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GS칼텍스는 정기보수를 예정보다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분기 정유업계 실적은 급격히 악화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close 증권정보 096770 KOSPI 현재가 129,700 전일대비 1,200 등락률 +0.93% 거래량 645,303 전일가 128,500 2026.05.13 15:30 기준 관련기사 주식자금이 더 필요하다면? 연 5%대 금리로 최대 4배까지 'SK이노베이션 E&S, 해킹 은폐' 의혹 제기에 "ESG보고서에 공표" 해명 [클릭 e종목]"SK이노베이션, 호르무즈 봉쇄로 기업가치↑" 의 올해 1분기 평균 실적 전망(컨센서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7% 감소한 106억원이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전년보다 90.1% 급감한 267억원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주요 화학사들도 기초원료인 에틸렌 감산에 나섰다. LG화학 LG화학 close 증권정보 051910 KOSPI 현재가 387,500 전일대비 1,000 등락률 -0.26% 거래량 337,701 전일가 388,500 2026.05.13 15:30 기준 관련기사 LG화학, 황체기 보조요법 난임 치료제 '유티프로' 출시 [클릭 e종목]"LG화학, 뚜렷한 상저하고 흐름 기대…목표가↑" LG화학, 교체형 자가주사 성장호르몬 '유트로핀 에코펜' 출시 은 이달부터 화학제품 수요 둔화 영향으로 납사크래커(NCC) 2곳의 가동률을 5%포인트 낮춘 95%로 하향 조정했다. 기타 업체들도 줄줄이 감산을 검토 중이다. 대한유화와 여천 NCC도 각각 80%, 90% 수준으로 가동률을 하향 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토탈은 NCC 가동률에 변화는 없지만 에틸렌과 벤젠을 섞어 만드는 스티렌모노머(SM)의 생산량을 올 들어 15%포인트 줄였다. 5%포인트 추가 감산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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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울한' 철강·조선·건설업계…끝없는 불황= 철강업계의 상황도 암울하다.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주가 줄어들면 후판과 강관 수요가 덩달아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선 감산이 필요하지만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철강업계와 동시에 감산에 나서지 않는 한 이마저도 효과가 없어 365일 고로를 돌리며 재고만 쌓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유가 폭락까지 겹치면서 원유시추에 사용되는 유정용 강관과 선박 건조용 소재인 후판의 수요 확대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중동 지역 경기 하락으로 인한 건설투자 축소도 철근 수요 감소 요인이다.


조선업계 역시 심각하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2월 누계 선박 발주량이 2018년 772만CGT, 2019년 489만CGT, 2020년 117만CGT로 매년 급감하고 있다. 특히 유가 급락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건설업계도 중동 플랜트 등의 발주 취소나 연기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사태 장기화에 따른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당장 대규모 발주 취소 사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발주·수주 계획을 시장 상황별로 예측해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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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발주가 대폭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사 고위 관계자는 "중동 플랜트 발주의 기준점은 대략 배럴당 60달러 안팎"이라면서 "저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신규 발주는 물론 완공 사업의 인수 지연 사태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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