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어 씨티銀도 "키코 피해기업 39곳 배상 검토"…은행들 속속 수용하나(종합)
대규모 채무탕감한 일성하이스코 제외한 오버헤지 피해기업 39곳 배상 적극 검토
키코 대거 판매한 외국계 은행 전향적 결단이란 점에서 상징적…다른 은행들도 줄줄이 수용하나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우리은행이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을 수용한 데 이어 한국씨티은행도 금감원 권고를 받아들여 피해기업에 39곳에 대한 배상을 검토하기로 했다. 금감원이 배상을 권고한 피해기업에 대해서는 그동안 대규모 채무탕감을 실시한 점을 감안해 배상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다른 피해기업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배상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씨티은행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키코를 대거 판매한 외국계 은행이라는 점에서 이번 조건부 배상 수용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해 12월 결정한 키코 배상 수용 여부를 논의한 후 이 같이 결정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분조위의 일성하이스코에 대한 배상 권고는 수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그러나 법원 판결을 받지 않은 기업 중 금감원이 제시한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검토, 법원 판결에 비춰 보상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그에 합당한 보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한 후 씨티은행에 일성하이스코에 대해 키코 피해액의 15%인 6억원을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씨티은행은 의사결정 시한을 두 차례나 연장 요청하는 등 일성하이스코에 대한 배상을 적극 검토했으나 고심 끝에 금감원의 배상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론내렸다. 씨티은행은 지난 2012년 회생절차결정을 통해 일성하이스코에 대해 금감원 분조위에서 배상을 권고한 규모를 훨씬 초과하는 금액의 미수 채권을 감면해 준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오랜 시간 고심 끝에 일성하이스코는 키코 배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지만 키코 오버헤지가 이뤄진 39개 피해기업에 대해서는 적극 배상을 논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해 법원이 인정한 불완전판매 범위 내에서 적극 배상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이들 기업에 대한 배상 규모는 400억원대로 전해졌다.
씨티은행이 지난달 키코 배상안을 전격 수용한 우리은행에 이어 조건부 수용을 전향적으로 결정함으로써 향후 신한, KDB산업, KEB하나, 대구은행의 결정에도 이목이 쏠린다. 은행들은 금감원에 6일까지 키코 배상 수용 여부를 전달해야 한다.
가장 주목을 끄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분쟁조정에 관련된 배상액만 150억원으로 가장 많다. 만약 이번 분쟁조정을 수락하게 되면 향후 이뤄질 자율조정시 배상금액도 400억원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오는 6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키코 분쟁조정안을 논의한다. 현재 사외이사들 간 이견이 있지만 일부 사외이사들은 금감원 분쟁조정안을 수용하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고유가 지원금 받아도 1인당 30만원 또 준다…18일...
하나은행의 결정도 주목된다. 이 은행은 1월초 이사회를 열고 키코 자율조정을 위한 은행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키코 피해기업 147곳에 대한 자율조정 참여는 분쟁조정 수락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키코 배상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다만 2월초 열린 이사회에서 키코 분쟁조정안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의사결정 시한 연장을 금감원에 요청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