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차기 우리은행장 임기 '1+2' 체제로…제2의 KB사태 차단?
우리금융 임추위, 권 내정자 1년 임기 보장 후 2년 연장 여부 결정
지주 회장·은행장 정면충돌한 'KB 사태' 소지 차단하려는 의중 반영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의 임기가 1년으로 정해졌다. 시중은행장 임기는 통상 2년 또는 3년이지만 우리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권 내정자의 임기를 '1+2' 체제로 가져가기로 했다. 은행장의 권한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 내정자의 임기는 3월 주주총회 이후부터 1년간이다.
우리금융그룹 임추위 관계자는 "권 내정자의 임기를 1년으로 하고 추후 2년 연장하는 '1+2' 체제로 가기로 했다"며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내부의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은행장 임기를 1년으로 설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통상 지주 회장 임기는 3년으로 하고 은행장과 다른 자회사 대표 임기는 2년 후 1년 연장하는 '2+1' 체제가 금융권에서는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장의 권한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려는 손 회장의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우리금융그룹 전체 자산, 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는다. 지주 회장보다 파워가 센 은행장 출현은 손 회장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IMM 프라이빗 에쿼티 등 일부 사외이사가 차기 행장으로 손 회장과 가까운 김정기 우리금융 현 부사장을 선임하는 데 완강히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권 내정자를 선임하는 대신 임기, 권한 등에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손 회장과 사외이사가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손 회장은 우리은행 부문장이었던 김정기 현 우리금융 부사장을 차기 행장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손 회장이 금융감독원의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한 중징계에 불복, 행정소송을 예고하면서 은행장까지 손 회장과 가까운 인물로 선임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사외이사 일부가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내정자의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향후 지주·은행 간 갈등 소지를 차단, 손 회장과 사외이사가 절충점을 찾은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014년 주전산기 교체를 놓고 발생한 KB 사태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정면충돌한 사례"라며 "우리금융그룹은 은행 비중이 절대적이라 행장 임기를 제한함으로써 향후 지주·은행 간 갈등의 싹을 애초에 잘라버리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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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지금은 어수선한 조직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로 지주·은행 간 갈등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며 "권 내정자의 임기는 행장 수행 1년 후 자연스럽게 2년 연장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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