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좌파정부, 기업 달래기 나섰지만…
노동시장 유연화 철폐 등에
기업들 우려 목소리 쏟아내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친노동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던 스페인 정부가 최근 기업 달래기에 나섰다. 올해 초 들어선 스페인 좌파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노동시장 유연화 철폐를 골자로 하는 노동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자 기업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나디아 칼비뇨 스페인 경제부총리는 노사간 합의를 통한 점진적인 노동개혁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업들의 우려는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다.
칼비뇨 부총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점진적이고 합의적인 노동개혁을 이뤄나갈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을 위협하지 않기 위해 수 년에 걸쳐 사회적 대화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칼비뇨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새 정부의 정책노선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투자자들과 기업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스페인은 올해 초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노동당과 급진좌파 성향의 포데모스 연립정부가 출범하며 부자증세, 최저임금 추가인상, 노동시장 유연화 철회 등의 정책목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새 정부는 연 13만유로(약 1억7000만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를 인상하고, 법인세 최저한도를 15%로 설정하기로 했다. 은행과 에너지기업에는 18%의 법인세를 내도록 하는 이른바 '부자증세'를 구상하고 있다. 또 이미 지난 정부에서 최저임금을 월 1050유로(약 135만원)로 22.2% 올린 데 이어 올해 1월1일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5.5% 인상했다. 이에 따라 200만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한 달에 1108유로(약 143만원)를 받게 된다. 새 정부는 2024년까지 근로자 월평균 급여의 60% 수준인 1970유로(약 253만원)로 추가로 올린다는 계획도 갖고있다.
아울러 지난 2012년 우파 정부가 도입한 기업의 해고 권한 확대 등 노동 유연화 방안의 철회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새 정부가 연이어 반(反)기업적인 정책을 쏟아내자 기업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스페인 최대 경제단체인 경영자총연합회(CEOE)는 "포퓰리즘에 가까운 정책으로 일자리 창출 저해 등 스페인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스페인 최대은행인 방코 빌바오 비스카야 아르헨타리아(BBVA)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 창출이 더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페인 중앙은행 역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 15만개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스페인 경제학자들 역시 그동안 스페인 경제가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퇴직금을 삭감하고, 사측에 우선권을 준 노동유연화 정책의 영향이 컸다며 새 정부의 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스페인은 2010년부터 닥친 경제위기로 실업률이 25%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그동안 집권해온 우파 정부가 사측의 해고권한 확대 등 친기업적인 행보를 보이며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기여했다. 2018년말 기준 스페인의 실업률은 10년래 최저치인 14.4%를 기록했다. 그러던 것이 2019년 들어서는 경제성장률이 2%에 그치는 등 다시 경제침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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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비뇨 부총리는 "정부는 지속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재정균형을 달성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을 위협하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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