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자 샌더스 급부상에 불안불안한 美 금융가·증시
샌더스, 뉴햄프셔 경선서 승리
블랭크파인 前 골드만삭스 회장 "샌더스 되면 경제 망쳐"
증시 추락 투자리포트 회자
블룸버그통신 "월가 시각 편협"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하자 미국 금융가에서는 사회주의자의 등장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마침 샌더스 의원의 승리 다음 날인 1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시장의 우려가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샌더스 의원의 정치 성향을 지켜보는 금융계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삭스 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뉴햄프셔 경선 결과에 대해 트윗하며 "샌더스 의원이 후보가 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만큼 분극화시키고, 경제를 망치고 군대를 돌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랭크파인 전 회장은 또 "민주당이 샌더스 의원을 후보로 선택하면 러시아는 미국을 망치기 위해 누구와 일해야 할지를 재고해야 할 것"이라면서 "내가 러시아라면 이번엔 샌더스 의원과 함께 갈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그가 민주당 진보성향 대선 주자에 대해 이처럼 일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블랑크파인 전 회장은 지난해에도 역시 진보성향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자신 등 월가의 억만장자들을 선거 광고에 등장시키며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자 "내 후보는 아니지만 워런 의원의 유전자에는 부족주의가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워런 의원은 각종 금융규제법 강화를 주장하는 월가 저격수로 샌더스 의원과 함께 민주당 진보진영을 대표하고 있다. 블랭크파인 전 회장은 2016년 대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을 지지했다.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거나 대통령에 당선되는 시나리오는 최근 미 증시의 가장 '핫'한 이슈다. 샌더스 의원이 집권하는 순간 증시가 추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담은 투자리포트가 회자될 정도다. 친기업 정책을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즉시 미 증시가 상승세를 탔던 것과 정반대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샌더스 의원에 대한 월가의 반발은 기부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중에서도 중도로 통하는 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에 비해 월가의 기부금이 확연히 적다. 샌더스 의원은 이를 이용, 부티지지 전 시장이 부자들의 기부금을 받고 있다며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을 정도다.
뉴욕타임스(NYT)는 블랑크파인 전 회장의 발언에 대해 "월가의 우려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그의 발언이 민주 사회주의자들에 대한 월가의 불안감을 드러낸 것으로 인식했다"고 전했다. 샌더스 의원 캠프 매니저인 페이즈 샤키어도 "월가 인사들의 공황을 보는 듯하다"고 일갈했다.
일각에서는 샌더스 의원에 대한 월가의 시각이 지나치게 편협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샌더스 의원이 월가의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소개했다.
통신은 칼럼에서 샌더스 의원 당선 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집권 시 주가가 상승했지만 감세 정책을 시행하기 이전부터 미국 기업 수익 증가세가 목격되고 있었고 규제 완화도 에너지 분야에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샌더스 의원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말 시행한 1조5000억달러 규모의 감세를 되돌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1%로 내린 법인세를 다시 35%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통신은 오히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가 증시 강세의 요인 중 하나라고 진단하며 샌더스 의원이 집권해도 재정적자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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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의원은 당선 시 '메이케어포올', 즉 정부가 운영하는 전 국민 건강보험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 건강보험을 폐지하고 전 국민 건강도입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재정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대학교육 무료화 공약을 시행하기 위해서도 정부 지출 확대는 불가피하다. 부자 증세를 통해 정책 집행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보니 정부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증시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는 만큼 지나친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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