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사전] 국룰(國rule) - 법보다 강한 불문율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1737년 봄,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헨델은 사업 실패의 여파로 중풍에 걸렸다. 정력적으로 활동하던 와중에 찾아온 병마는 그의 작품 스타일에 큰 변화를 가져왔는데, 사업실패의 원인이었던 대규모 오페라 작곡 대신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게 드는 오라토리오 작업에 몰두하는 계기가 됐다. 독일에서 온천치료로 중풍을 이겨낸 헨델은 1741년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24일 만에 작곡해 선보였고 9년 뒤인 1750년 런던 초연을 통해 국왕 조지 2세 앞에 작품을 올렸다. 2부에 등장하는 합창곡 ‘할렐루야’가 시작되자 감동받은 조지 2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이를 계기로 오늘날까지 할렐루야 합창이 시작되면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전통이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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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룰'은 국민과 규칙을 뜻하는 영단어 룰(rule)의 합성어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을 지칭한다. 300년째 내려오는 할렐루야 국룰은 공연마다 관객석에서 묘한 긴장감마저 자아낸다. ‘뉴 그로브 음악사전’의 평론가 마이클 스타인버그는 이 광경을 두고 “일어나기를 단호하게 거부하는 세속주의자들과 독기 품은 눈빛으로 그들을 꾸짖는 전통주의자 간의 소리 없는 결전”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할렐루야 국룰을 따르지 않고 끝까지 일어나기를 거부하는 관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과거 선비들이 지키려고 했던 국룰도 있었다.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참외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자두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 시대의 다양한 문화와 생활양식을 품은 국룰은 오늘도 각 분야에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용례
B: (빵 주워서 후후 불며) 괜찮아. 3초 안에 주웠으니까
A: 야, 떨어진 걸 더러워서 어떻게 먹어?
B: 떨어진 지 3초 안에 주우면 괜찮다는 국룰 몰라?
A: 그래도 찜찜한데...
B: 그럼 빵 내가 다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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