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인데"…보릿고개 걱정에 '웃픈' 금융지주(종합)
하나금융 작년 순익 2.4조로 1년 만에 7.8% 늘어
신한ㆍKBㆍ우리금융 등도 역대 최대 실적 가능성
정부 규제 강화ㆍNIM 감소폭 예상보다 커져 빨간불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하나금융그룹을 시작으로 국내 금융지주사의 실적 발표가 시작됐다. 사상 최대라는 기록을 세운 하나금융과 마찬가지로 신한, KB, 우리 등 여타 금융지주사들도 '역대급'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여파로 인한 내수 위축 속에 정부의 부동산ㆍ금융투자상품 규제 강화는 물론, 올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감소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마저 제기되면서 최대 위기에 직면한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전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순이익 2조40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7.8%(1750억원) 증가한 수치로 2005년 12월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2017년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돌파한 이후 3년 연속 2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이자이익(5조4140억원)을 바탕으로 2015년 통합은행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인 2조1565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영향이다.
시장 기대치보다는 낮았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을 인수관련 일회성 이익이 2286억원 발생했지만,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충당금이 당초 예상치인 400억원보다 많은 1595억원에 이르렀고, 중국민생투자그룹 관련 리스 손실이 1713억원 반영됐기 때문이다. 다만 불확실성을 조기에 선방영해 올해 남은 비용 관련 불확실성은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에 국한됐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이날 오후 신한금융이 실적을 발표한다. 6일에는 KB금융, 7일 우리금융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들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7년 만에 '3조원 클럽'에 재진입한 것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4분기에 1000억원 가량의 희망퇴직비용이 발생했지만 대출 성장으로 인한 이자이익 증가, 오렌지라이프 편입 효과가 더해지면서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실적이 예상된다. KB금융은 3년 연속 3조원 클럽 가입을 앞두고 있다.
KB금융은 2017년 3조3119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2012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신한금융을 앞섰다. 하지만 2018년에는 2000억원대의 희망퇴직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탓에 다시 신한금융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신한금융과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일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금융도 실적 성장에 힘입어 하나금융과의 격차를 어디까지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올해에는 연간 NIM의 하락과 성장둔화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 또 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 감소 등이 높아 은행의 감익 우려가 높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의 성장 둔화가 예견돼있다. 여기에 지난달 시중은행 5곳의 가계대출 잔액은 611조3950억원으로 전월보다 6388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2017년 3월 이후 2년10개월 만에 가장 적게 증가한 수치다. 앞으로 전세대출 규제 영향까지 이어진다면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속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수 경기 위축,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할 수 있을지 여부도 장담이 어렵다. 특히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전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시장 금리는 이미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각종 부정적 요인 속에 내수 위축으로 은행 성장은 물론, 건전성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전세ㆍ월세 등이 확대되면 세입자 거주비용이 상승해 내수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며 "이는 자영업자 소득 감소와 최근 연체율이 상승하기 시작한 자영업자대출 건전성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NIM의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란 비관론마저 나온다. DB금융투자는 하나금융 실적 발표 이후 보고서에서 하나은행 NIM이 1.41%로 6bp 하락했는데, 연말 연체회수 등의 일회성요인을 감안하면 사실상 1.4% 미만으로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파른 하락세로 현 수준의 NIM이 유지되더라도 올해 NIM은 지난해 연중 NIM 1.49% 대비 거의 10bp 하락하게 된다"면서 "올해 NIM 하락폭은 당초 추정했던 7~8bp보다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저성장ㆍ저금리 현상에 따라 올해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성장이 둔화하고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봤다. 또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로 대출 성장이 축소되면서 은행업의 성장을 억제할 것으로 전망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고유가 지원금 받아도 1인당 30만원 또 준다…18일...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은행권의 성장성, 수익성, 건전성 등 모든 면이 악화하는 기로에 서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5년 만에 은행권의 절대적인 수익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