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대출 회수에 경고...약발 먹힐까
라임 이어 알펜루트까지 환매 중단...운용사 도미노 위기
정부, 일방적 회수 지적 자제 요구·운용업계 공동대응 채비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박지환 기자] 1조6000억원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까지 사모펀드 환매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당국과 자산운용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의 중심이 된 총수익스와프(TRS) 관련 급작스런 대출 회수를 증권사들에 자제 해달라고 요구했다. 운용업계 역시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TRS 계약으로 자금을 대준 자산운용사가 19곳에 이르고, 해당 자금 규모는 총 2조원대로 대규모 펀드 환매 연기 리스크가 아직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증권사의 TRS 계약 해지가 편입 자산 부실과 관계없는 정상적인 펀드에까지 이어져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를 확산시키고 펀드 투자대상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 부위원장은 "증권사의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의 역할은 사모펀드 운용지원과 인큐베이팅을 위한 것임에도,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오히려 펀드 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질타했다. 손 부위원장의 발언은 금융당국이 최근 증권사들의 일방적인 대출 회수 움직임에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분석된다.
오픈마켓 마켓컬리, 스마트팜 스타트업 만나CEA 등 주로 유망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알펜루트는 최근 환매 일정이 도래한 알펜루트 에이트리 1호 펀드와 추가로 환매 신청이 접수된 알펜루트 비트리 펀드 1호, 알펜루트 공모주2호 펀드 등 3개 펀드, 1108억원 규모의 환매 연기를 결정했다. 극단적인 최대값을 가정할 때 다음 달 말까지 환매 중단 가능성이 있는 펀드는 이미 환매 연기를 결정한 3개 펀드를 포함해 26개 펀드, 1817억원 규모라는 것이 알펜루트 측의 설명이다.
알펜루트가 이번 대규모 환매 중단을 검토하게 된 것은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이 갑자기 자금 회수를 요청해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한 탓이다. 또 증권사가 이탈하자 고객의 펀드 환매 청구가 이어진 이유도 있다. 운용사로써는 점점 환매 규모가 커지면서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금융감독원도 같은 날 6개 증권사 담당 임원들과 긴급 회의를 갖고 TRS 계약 해지에 대해 강도 높게 경고했다. 금감원은 "TRS 계약을 통해 취득한 자산에서 부실이 발생하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라면 시장 혼란 방지와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TRS 계약의 조기 종료 전에 관련 운용사들과 긴밀한 사전 협의를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과연 약발이 제대로 먹힐지는 의문이다. 이날 참석 증권사들은 "알펜루트외, 당분간 회수에 나설 TRS 대출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증권사들은 PBS영업 축소 방침을 정하고 관련 자금 대출 비중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 언제든 TRS 대출 회수에 나설 수 있고 법적으로도 막을 명분이 없어 불안요소가 상존한다는 관측이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알펜루트의 펀드 환매 중단과 관련해 자산 건전성 등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펀드 판매사와 개인투자자 현황, 펀드를 통해 취득한 기초자산 및 기초자산의 건전성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만약 TRS 증권사들의 자금 회수외 알펜루트의 자산 부실 등 다른 사유가 발견될 경우 즉각 정식 검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TRS 증권사의 갑작스런 자금 회수만으로 이번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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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업계도 공동 대응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최근 사태를 조기에 진화하지 않으면 '펀드런(대량환매)' 사태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복수의 헤지 펀드 운용사와 펀드 판매사들은 가칭 '사모펀드 운용ㆍ판매 협의회'를 구성하는데 공감하고 세부 사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구조, 투자자산, 기준가 산정 근거 등을 공개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불식 시키려는 목적이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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