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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힌 아이 속수무책, 통학차량 까만 선팅 규제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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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선팅에 아동구조 어려워
특히 여름 사망사고 잇따르자
모든창 가시광선 투과율 70%↑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 발의
국회에 2년 넘게 계류중

전문가들 "통학차량만이라도 선팅 제한·단속 강화해야"

선팅이 짙게 돼 있는 어린이 통학버스. 선팅 탓에 내부를 확인하기 어렵다./이정윤 기자

선팅이 짙게 돼 있는 어린이 통학버스. 선팅 탓에 내부를 확인하기 어렵다./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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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지난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유치원 주차장. 이곳에 주차돼 있던 45인승 버스에는 차 안에 사람이 있는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선팅이 짙게 돼 있었다. 다른 어린이 통학 차량도 사정은 비슷했다. 서울 성동구의 한 도로에 주차돼 있던 영어학원 통학 차량도 짙은 선팅 탓에 안에 누가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없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을 담은 일명 '민식이법'을 계기로 아동 교통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 통학 차량에 대한 선팅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린이 통학 차량에 짙은 선팅이 돼 있으면 아이들이 차량 내부에 갇힐 경우 외부 도움을 받기 어려워진다. 특히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는 목숨을 잃는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실제 2017년 7시간 넘게 어린이집 통학 차량 안에 갇혔던 김모(4)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운전자는 김양이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문을 잠갔고 인솔교사도 인원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아 아이가 차 안에 갇혔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도 사고 위험성은 늘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현행 도로교통법은 어린이 통학 차량에 대한 선팅 규제를 따로 두고 있지 않다. 일반 차량과 마찬가지로 앞면 유리창의 경우 가시광선 투과율 70% 미만, 운전석 좌우 창유리는 40% 미만일 경우에만 2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때문에 어린이 통학 차량도 앞면 유리창과 운전석 좌우를 제외하면 짙은 선팅을 해도 어떠한 제재를 받지 않는다.


선팅 탓에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끊이질 않자 어린이 통학버스의 모든 창유리 가시광선 투과율이 70% 이상이 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됐지만 2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 통학 차량 선팅 규제가 따로 없어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어린이 통학 차량 선팅 규제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 정기검사 때도 이뤄지지 않는다. 1999년 이전에는 과한 선팅의 경우 정기검사 시 부적합 판정을 했지만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선팅이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24개 검사 항목에서 선팅과 관련한 항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선팅이 너무 짙을 경우 가시광선 투과율을 높이라고 권고는 하고 있으나 강제력이 없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통학 차량만이라도 선팅에 대한 규제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햇빛을 막기 위해 어린이 통학 차량에도 짙은 선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고 발생 시 아동 구조를 어렵게 한다"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를 스스로 지키기 어려우므로 어린이 통학 차량의 경우 일반 차량과 다르게 선팅에 대한 제한과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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