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강나훔 기자] "격동의 1년이었다. 국민과 함께하는 정당이 되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6일 오전 국회에서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질문을 받지 않고 떠나려다 끈질긴 요구 끝에 나온 말이다. 그는 "1년 동안 의원총회는 다른 때보다 1.5배 많이 했던 것 같다"며 "모든 의원들이 힘을 합쳐주신 덕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사실상 이날 종료된다. 오는 9일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예고되면서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원래 10일까지지만 당 최고위원회가 지난 3일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의결한 후부터 업무는 중단됐다. 이날 마지막 공식 회의를 연 것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속 원내 전략 부재, 협상 공백에 대한 당 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부대표단 소속 의원들과 돌아가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김한표 의원과는 경례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회의는 시작하자마자 비공개로 진행됐고, 안에선 이날 생일을 맞은 나 원내대표에게 "축하한다"는 말이 새어나왔다. 마지막 '화이팅'을 외치며 회의는 1시간여 만에 끝났다.
지난해 12월11일 103표 중 68표라는 압도적인 표를 얻어 당선된 나 원내대표는 지난 1년 간 원내 투쟁전략을 선봉에서 이끌었다.
당 내에선 임기 중 가장 큰 성과로 당의 투쟁력 회복을 꼽는다. 특히 지난 4월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그의 존재감은 빛났다. '동물국회'라는 여론의 비판은 받았지만 법안 저지를 위해 밤샘 투쟁을 하며 의원과 당직자들을 진두지휘한 모습은 그에게 '나다르크(나경원+잔다르크)'란 별칭까지 얻게 했다. '조국 정국'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취임 35일 만에 장관직에서 끌어내리게 하는 정치적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리더십 논란은 임기 내내 그를 괴롭혔다. 패스트트랙 여야 공방이 한창이던 지난 6월 나 원내대표가 여야 협상 끝 국회 정상화 합의문을 가져왔지만 당 내 반발로 추인이 무산되기도 했다. 7월엔 국토교통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교체 과정에서 해당 의원들로부터 '가짜 리더십'이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 개인적으로는 조국 사태와 맞물려 불거진 자녀 입시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떠나지만 그의 임기 종료 결정을 둘러싼 당 내 혼란은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당 최고위가 결정한데 따른 절차적 논란에서 황교안 대표의 '제왕적 리더십'에 대한 불만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의원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 원내대표는 "앞으로 아주 중요한 정기국회 마무리가 남아있다"며 "정말 잘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당선돼 잘 마무리해주길 기대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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