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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로또 맞아서 좋겠네" 반려견 앞에도 쏟아지는 악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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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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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제가 뭘 잘 못 해서 이렇게 계속 시달려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젠 그만해주세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스타견' ○○의 반려인인 A 씨는 지난달 20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고소장 일부를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수년째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잘못한 것이 있어서 듣는 욕이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것이 없다. 몇 년 전에도 이미 수십 명의 악플러들을 고소하며 다 했던 이야기인데 끝이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광고와 방송 섭외가 수없이 들어왔지만 딱 서너 개 찍은 게 전부고, 그 출연료는 전액 기부해왔다. 기부액이 현재까지 2000만 원이 넘는다"면서 "그런데도 '○○견주는 말 못 하는 동물 데려다 학대하는 돈 버는 개 팔이'라는 욕을 들어야 했다"라며 정신적 피해를 호소했다.


최근 연예인, 정치인 등을 향한 도 넘은 악성 댓글, '악플'이 또다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특히 반려견에게도 악플이 쏟아지고 있어 반려인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또 다른 스타견 □□의 반려인 B 씨 또한 지난달 10일 SNS 계정을 통해 "메일을 한 통 받았는데 □□ 관련 글이 올라올 때마다 '□□ 죽었다'고 댓글을 달고, 글도 쓰는 분이 계신다더라"라면서 악플 피해사실을 밝혔다.


그는 "멀쩡한 남의 애 죽었다고 댓글 달고 다니는 사람의 심리 상태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라면서 "□□ 건강하니 그런 글에 속지 말아달라"라고 당부했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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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조사 결과, 악플을 단 경험이 있는 사람 2명 중 1명은 분노 때문에 악플을 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두잇서베이에 따르면, '악플을 단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5%에 그쳤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 뉴스 기사(47%)와 SNS(22%)에 악플을 달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55%는 '(해당 부분/인물에 대한)분노'로 악플을 달았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시기 및 질투', '스트레스 해소', '단순한 장난'이 각각 16%, 15%, 9%를 기록하며 주된 배경으로 꼽혔다.


반려인들은 "동물이 대체 뭘 잘못했냐"면서 "법적으로 강경대응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살 된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보호자 A(25) 씨는 최근 스타 강아지들을 향한 악성 댓글에 대해 "도를 넘은 댓글이 너무 많다. 보기 싫으면 안 보면 되는 일인데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굳이 계정, 게시물을 찾아가 댓글을 단다"라면서 "강아지한테도 열등감을 느끼는 건가 싶다"라고 말했다.


18년간 반려견을 키웠다는 직장인 B(29) 씨 또한 "말 못 하는 동물한테까지 열등감을 표출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강아지나 고양이도 엄연한 가족이다. 그 사람들의 가족으로 인정해달라는 것도 아니지 않냐"라면서 "그냥 다른 사람의 소중한 가족이고 내 욕하는 것보다 더 상처받는 다는 거 한 번쯤 생각이라도 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반려견을 향한 악플이 문제가 되는 가운데, 다른 의견도 나왔다. 직장인 C(32) 씨는 "악플의 정의가 뭔지 잘 모르겠다. 인신공격이나 허위사실이면 문제가 되겠지만 불호 댓글 등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것도 싫으면 그냥 SNS 유명세를 포기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낮은 자존감으로 인한 질투 등으로 자신을 동물에 비교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렇게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강아지와 비교하고 있다'는 자각은 못 한다"라며 "자신의 상황에 대한 비관으로 상대하다 보니 결국은 강아지와 그 반려인에게 악플을 달게 된다. 이런 방법으로 자존감을 지키려는 것도 분명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곽 교수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악플을 달면 순간에는 시원한 느낌이 들지라도, 한번 달기 시작하면 두 번, 세 번 달기 더 쉬워지는 경향 있다"면서 "분노라든지 부정적인 감정·생각이 자신의 성격으로 굳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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