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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인 척 정보수집...두 얼굴의 보험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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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계약 조회만으로도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화
대형 독립보험대리점들 정보 공유...무분별 사용 우려
일부 온라인 설계사 커뮤니티 등에선 불법 거래도 횡행

맞춤인 척 정보수집...두 얼굴의 보험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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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박지환 기자] #"고객님. 암보험 상품 하나 소개 드리려고 전화드렸습니다." A씨는 최근 일주일 사이 이 같은 전화를 세 통이나 받았다. 전화번호와 이름 등을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했지만 바쁜 업무 탓에 앞서 두번의 전화에서는 가입한 상품이 있다고 둘러대고 전화를 끊었다. 때마침 마지막 전화는 휴가 중에 걸려온터라 개인정보 취득 경로를 물어봤다. 그러자 "고객님은 OO보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보험상품 및 서비스 소개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하신적이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근 자신이 가입한 보험 내역을 한 번에 조회해주는 보험계약 관리 앱들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한 번의 계약 조회만으로도 이름이나 이메일 등의 개인정보가 자신도 모르게 고객 데이터베이스(DB)용으로 쓰이거나 심지어 건당으로 거래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계약 관리앱들은 여러 보험사들에 흩어져 있는 보험 계약을 자신이 언제, 어떤 상품에 가입했는지 보험 증권을 일일이 뒤져보는 수고 없이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암ㆍ심장ㆍ뇌혈관질환ㆍ실비보험 등의 보장 내역을 연령별 평균 보장과 비교해 과도한 수준인지 또는 부족한지 등을 진단해 준다.


이처럼 보험관리 앱은 편리함이 무기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한다. 앱을 통해 자신의 보험 가입 내역을 확인하려면 '개인(신용) 정보 수집 및 이용동의'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고, 본인인증 절차를 통해 개인정보도 입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입자의 개인정보가 보험 앱 회사를 통해 DB화되고 이렇게 모인 정보들은 고객DB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B고객은 뇌혈관 보장 상품 부족, C고객은 암 병력이 있다는 정보 등이 수집되는 식이다. B고객의 경우 앱 회사와 제휴된 보험사들이 뇌혈관 보장 상품 가입 유도를 위한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고, C고객의 경우는 향후 암보험 상품 가입 때 강화된 계약심사를 받을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일부 대형 독립보험대리점(GA)들이 만든 앱들의 경우에는 자사 설계사 조직과 고객 정보 등을 공유하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들은 가입자에게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객의 개인정보가 앱 회사와 제휴된 보험사들의 마케팅에 무분별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지우기 어렵다. 특히 소비자들은 단 한 번의 조회만으로 앱에 등록된 보험사에 개인정보가 넘어간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일부 온라인 보험설계사 커뮤니티 등에서는 불법 보험영업 DB거래도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B 보험영업을 하고 있다는 한 설계사는 "맨땅에 헤딩하는 식의 영업 방식은 옛말이 된지 오래"라며 "유전자DB, 보험DB 등의 이름으로 DB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 건당부터 정액제 등 판매 형태도 다양하다. DB에 들어가 있는 고객들은 계약 성사율이 평균 15% 정도로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앱들의 시작은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이었고 아직까지 큰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향후 업체 난립으로 열악한 업체들이 쏟아질 경우 불법적으로 고객 정보를 거래하고 폐업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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