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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발에 '화살' 겨냥한 아베" 日 결국 증세강행…경기침체 공포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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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소비세율 8%→10%
복지지출 등 재정확보 고육지책이지만
'2014년 트라우마' 경제 타격 우려 커져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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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결국 자신의 발에 '화살'을 겨냥했다." 일본이 당초 예정대로 다음 달 1일부터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0%로 높이는 증세를 강행하면서 이른바 '소비세의 저주'로 불려온 경기침체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만성적인 재정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고육지책이지만 미ㆍ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악재들과 맞물려 또 한 번 소비세율 인상이 회복기 일본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집권여당은 내수ㆍ기업투자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 감세 카드 등도 검토하고 나섰다.

30일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일본의 소비세율은 1일0시를 기점으로 10%로 인상된다. 2012년 12월 아베 내각 출범 후 두번째 소비세율 인상이자, 2014년 4월 이후 약 5년6개월 만의 증세다. NHK는 "증세를 앞두고 소매업체들이 가격표를 교체하는 등 움직임이 부산하다"며 "1일0시 이후 출하되는 인터넷 쇼핑상품, 현금입출금기(ATM) 송금수수료, 지하철ㆍ통신 요금 등에도 10% 세율이 매겨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류, 외식을 제외한 식료품의 세율은 8%로 동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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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이달 초만 해도 일본 내에서는 인상 시기가 재차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미국발 무역전쟁 여파가 수출 등 경기지표로 가시화하고 있는 데다, 일본의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소비자태도지수, 소비자신뢰지수 등이 몇 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일본 내각부 경제사회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8월 소비자태도지수(37.1)는 소비세율 인상으로 내수가 급격히 위축됐던 2014년 4월(36.6)과 비슷한 수준이다.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유지 중인 일본은행(BOJ)이 경기침체 시 꺼내들 수 있는 정책카드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이 같은 연기 관측을 뒷받침했다.


아베 내각으로선 '세 개의 화살'로 요약되는 아베노믹스를 내세워 승승장구하다가 2014년 4월 소비세율 인상으로 날벼락을 맞았던 '소비세 인상 트라우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당시 민간소비가 급감하면서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에서 0%대로 곤두박질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 일본 경제에 재차 이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베 내각이 당초 2015년 10월 단행하려 했던 소비세율 인상을 2017년 4월, 올해 10월로 두 차례 미룬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아베 내각 역시 경기침체 우려를 의식해 소비세 일부를 돌려주는 포인트환원제도 등 보완책을 줄줄이 발표했지만 이 또한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근본적인 내수상황은 물론, 수출(8월 기준 -8.25%) 등 대외요건도 2014년 당시보다 더 악화됐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비세를 높일 필요가 없다. 일본의 주된 경제과제는 재정지출이 아닌, 수요"라고 아베 내각이 소비세율 인상의 이유로 내세운 재정건전성 확보를 비판했다. 이 신문은 아베노믹스의 '세 개의 화살'에 빗대 "아베 총리가 자신의 발에 화살을 겨냥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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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커지자 아베 총리의 측근인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사내유보금 활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M&A 감세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투자금액의 일정비율을 세액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2020년도 세법개정안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리 회장은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부분"이라며 "재정도, 세제도 일회성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지난해 기준 463조엔(약 5155조원)으로 7년 연속 사상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다음 달 말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통화정책을 둘러싼 BOJ의 고민도 더욱 깊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일본의 8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2%(계절조정) 감소했다.


현지에서는 약 한 달 전부터 소비세율 인상에 대비해 고액 액세서리, 가방, 가전 등을 구입하는 일종의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소비세율 인상 마지막 주말인 지난 28~29일 도쿄 긴자의 백화점에서 진주 등 보석, 시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치솟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전양판점 빅카메라에서도 OLED TV의 9월 판매량은 약 네 배를 기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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