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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났다 하면 대형 인명피해…'요양병원 참사'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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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대부분 고령에 거동 불편
피난약자 많은 병원 소방시설
법규정보다 확충·관리 필요

24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한 요양병원 화재현장에서 경찰·소방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4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한 요양병원 화재현장에서 경찰·소방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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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이정윤 기자] 24일 경기 김포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4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다행히 소방당국과 병원 측의 신속한 대응으로 수십명이 숨진 2018년 밀양 세종병원, 2014년 장성 효사랑요양병원 화재 때와 다르게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환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요양병원에는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가 입원해 있어 부상자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요양병원의 특성과 함께 소방시설, 훈련 부족 등을 요양병원 화재를 키우는 세 가지 요인으로 꼽는다.

◇70대 이상 고령 다수…대피 한계= 김포 요양병원 화재 당시 이 병원에는 132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다. 대부분 70~80대 환자들이었다. 거동이 힘들어 와병(臥病) 중이던 이들이 모두 대피하기까지는 1시간 남짓 소요됐다. 사망한 2명도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던 고령의 중증환자들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연기와 화염을 빼내고자 병원 창문을 깬 뒤 환자들을 바깥으로 대피시켰다. 간호사와 간병인 등도 합심해 대피를 도왔다. 그나마 이번 요양병원은 불이 난 4층은 넓은 주차장으로 바로 연결되는 구조여서 대피가 쉬웠고 그 덕에 연기흡입이 대참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중환자와 고령자가 많은 경우 상대적으로 인명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월 46명의 사망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의 경우 별관에 있던 요양병원 입원 환자들은 모두 대피했으나, 정작 본관에 있던 중환자와 고령자들이 연기를 마신 뒤 이동하다가 변을 당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24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요양병원 화재 현장을 방문해 사고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24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요양병원 화재 현장을 방문해 사고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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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규정에만 맞춘 시설= 김포 요양병원 화재에서 소방당국은 비상벨은 울렸으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대한요양병원협회와의 질의응답식 설명자료를 통해 "병원의 병실과 복도에는 스프링클러가 당연히 설치돼 있고 이쪽에서 화재가 났다면 작동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화재가 발생한 곳은 병실과 10m 떨어진 기계실이라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스프링클러 미작동ㆍ미설치로 화재가 확산되고 인명피해를 키운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보일러실 내 산소발생기는 화재 발생 위험이 없어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피난 약자'들이 있는 만큼 병원은 소방시설을 더욱 확충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최돈묵 가천대 설비소방공학과 교수(한국화재소방학회장)는 "법이 정한 소방시설을 이미 갖췄더라도 피난약자들이 입원해 있기 때문에 시설을 더 확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 같은 시설에 이상이 없는지도 평소에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전 같은 훈련으로 준비해야"= 전문가들은 비상 상황에 대비한 요양병원들의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불이 날 경우 피난약자인 노인ㆍ환자들은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더 큰 데다 근무자들이 한명 한명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환자 대비 종사자들의 법정 인원을 지켰다 해도 1인당 간호하는 환자 수가 많아 화재 발생 시에는 대피시키기 힘들다"며 "어떤 동선으로 어떻게 환자들을 대피 장비를 이용해 신속하게 피난시킬지 반복적으로 화재 발생 시뮬레이션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요양병원은 다른 시설물보다도 피난에 대해 평상시 직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교육ㆍ지도를 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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