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민간고용 부진에…'고용으로 경기전망 못한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통계청 경기선행지수에서 구인구직비율 제외…38년만에 고용지표 완전히 빠져
정부 주도 일자리 확대로 경기동행 성격 커져…'고용없는 성장 단면' 견해도
週 17시간 이내 취업자 지난달 200만 명 돌파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장세희 기자] 향후 경기전망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에서 고용 관련 지표가 전부 사라졌다. 국가통계위원회가 지난 20일 선행지수 구성지표 가운데 구인구직비율을 제외하면서 더 이상 고용 지표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선행지수 구성지표에서 고용이 제외된 건 1981년 3월 선행지수를 공표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민간 대신 정부가 고용을 주도하면서 고용 지표를 통한 경기 예측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정부 단기 일자리를 나타내는 초단기 일자리(주 1~17시간 근로)는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200만개를 넘어섰다.


민간고용 부진에…'고용으로 경기전망 못한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정부 주도 일자리, 경기 예측력 사라져=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역대 경기선행지수에는 구인구직비율 외에 제조업 입직률, 입이직자비율 등이 고용 지표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번 10차 경기종합지수 개편에서 구인구직비율이 제외되면서 경기선행지수 고용 지표는 완전히 빠지게 됐다. 통계청은 구인구직비율 외에 신규구인자수, 18시간미만 취업자수, 실업률, 신규구직자수 등을 선행지수의 고용 후보 지표로 검토했으나 전부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구인구직비율을 선행지수 구성항목에서 완전히 제외한 것은 더 이상 경기 예측력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구인구직비율은 구직 대비 구인을 비율로 나타낸 것인데, 기업 입장에서는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될 때 인재를 찾아 나선다. 이 때 구인비율은 상승하게 된다. 분모인 구직비율에 변화가 없다면 결과적으로 구인구직비율은 높아진다. 구인구직비율이 선행지표로 활용된 원리다.


구인구직비율의 경기 선행성이 떨어졌다는 것은 결국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저하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경기가 지지부진한 상태가 계속돼 기업들이 고용에 나서지 않거나, 경기가 개선되더라도 고용에 여전히 소극적이어서 예측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국가통계위 경제분과 위원인 전현배 서강대 교수는 "선행지표는 민간에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을 통해 예측하는 것"이라면서 "경제구조가 바뀌고 정부의 고용정책이 커지면서 선행성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고용과 거시경제정책 역할' 보고서에서 "미래 경제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을 때 성장과 고용에서 괴리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미래 예측이 불확실해지면서 기업 등 민간부문이 고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의미다.

최근 고용시장에서는 민간보다는 정부 주도의 고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직접일자리를 늘리고 있다. 반면 민간부문에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대표하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감소하고 있다.


◆고용없는 성장 단면…"시간 지나면 역효과"=정부 주도 일자리의 대표적인 사례가 초단기 일자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통계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취업시간별 고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초단시간 일자리는 지난달 209만6000명으로, 월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6만명 가량 늘어난 수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노인일자리 수가 순증하면서 주17시간 이하 취업자 수도 함께 증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 개입으로 만들어진 일자리는 경기 선행성보다는 동행이나 후행 성격으로 변하고 있다. 부진을 탈출하기 위한 인위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얻어 늘어난 소득으로 소비를 확대하는 식이기 때문에 고용은 경기와 같이 움직이거나 시차를 두고 뒤따라올 수밖에 없다. 통계청 관계자는 "구인구직비율을 살펴보니 동행지표에 보다 어울리는 것으로 판단됐다"면서 "동행지표 중에서도 후행하는 성격이 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서는 경기 부진 영향도 있지만 '고용 없는 성장'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인력 없이도 생산성이 높아진 결과라는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왜 구인구직비율의 경기 선행성이 떨어졌냐'는 질문에 "기업들이 인력보다 자본을 먼저 쓰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김소영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노인일자리ㆍ단기일자리 등으로 고용지표를 개선하고 있는데, 재정일자리도 결국 돈을 쏟아부은 것이기 때문에 갚아야 한다"며 "시간이 지나면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국내이슈

  •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해외이슈

  •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PICK

  •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