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삼바, 유령채권'…대형 악재에 곤혹스런 한투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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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한달새 2번의 압수수색, 보유액의 1000배 유령채권, 공기금 대규모 손실, 발행어음 불법대출..'. 한 해 '영업이익 1조원' 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내달리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잇따라 터진 대형 악재로 휘청이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3주 사이 검찰로부터 두 번의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달 초 영업지점이 압수수색을 당한 데 이어 전날엔 여의도 본사까지 검찰이 들이닥쳤다.

전날 본사 압수수색은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공개(IPO) 당시 대표주관사를 맡았던 한국투자증권이 삼성바이오를 상장시키는 과정에서 위법이나 삼성바이오의 기업 가치를 실제보다 부풀리지는 않았는지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이날 압수수색은 10시간 넘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5일엔 한국투자증권 영등포PB센터에 검찰이 들이닥쳤다. 영등포PB센터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 관리를 맡아온 프라이빗뱅커(PB) 김모 씨가 근무하는 곳으로 김 씨는 정 교수의 지시로 조 장관 자택과 정 교수 사무실에 있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거나 운반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바 있다. 전날엔 김 씨가 한국투자증권 오너 일가의 친족이라는 가짜뉴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한국투자증권은 또 한번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지난 16일엔 실제 보유 물량의 1000배에 달하는 채권 매도 주문이 증권시장에 나오는 이른바 '유령채권'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또한 한국투자증권의 전산시스템 오류로 벌어진 일이다. 다행히 이 주문은 거래까지는 이뤄지지 않아 시장에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작년 삼성증권이나 유진투자증권의 '유령주식' 사고를 겪고도 문제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난이 거셌다.


또 지난달엔 고용보험기금을 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해 대규모 손실을 입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고용보험기금 위탁운용을 맡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7월 10년물 독일 국채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에 고용보험기금 584억원을 투자했다 원금의 80%에 해당하는 476억원을 날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며 파장이 컸다. 이 사건으로 한국투자증권은 고용보험기금 위탁운용사 박탈 위기에 처했다.


상반기엔 발행어음 불법대출이라는 대형 사고로 홍역을 치뤘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개인 대출로 활용할 수 없다록 하고 있지만 한국투자증권이 이를 어겨 금융당국의 징계는 물론 검찰의 수사까지 받는 상황에 놓였다.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특수목적회사(SPC)에 대출해 줬고, 이 자금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개인 대출로 활용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던 사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금융 업무의 일환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금융당국에 6개월간 맞섰지만 결국 불법 대출로 결론이 났다. 국내 '발행어음 1호'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이 불법 대출로 징계를 받으면서 체면을 구긴 것은 물론 신뢰도에도 금이 갔다. 특히 이 사안은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사업을 하는 증권사에 대한 첫 제재인점과 금융당국과의 공방으로 결론이 나기까지 반년 이상 걸리면서 올 상반기 증권가의 최대 관심사였다.


일련의 사건들로 한국투자증권의 내부의 분위기는 뒤숭숭하기만 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공교롭게 CEO가 바뀐 올해 들어서 사건사고가 유독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내부에선 굿이라도 한 번 해야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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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자중의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 기업도 아니고 금융사인 증권회사가 이렇게 많은 사건사고로 홍역을 치르는 것은 본 적이 없다"며 "실적 개선에만 매몰돼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는 관행탓이 아닌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 그대로인 것 같다"며 "실적도 중요하지만 금융사의 최우선 과제인 신뢰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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