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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지위 유지하면 美와 갈등만 커져…공익형직불제 논의 탄력

최종수정 2019.09.20 11:08 기사입력 2019.09.2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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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는 더 이상 개도국 아니다' 인식
농업분야 피해도 극히 제한적…공익형 직불제 논의 급물살 탈 듯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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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부가 20일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문제를 공식 논의하면서 결론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회의 직후 "(포기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10월 중 한차례 장관회의를 열어 결론낼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개도국 지위 포기에 여전히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치열한 논의를 거쳐 사실상 WTO 개도국 지위를 내려놓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도국 고집할 경우 美와 대립우려=정부가 내부적으로 이같은 판단을 내린 것은 국내외적으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해도 실익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 '개도국 지위에 따른 부당한 특혜'를 지적하면서 '비교적 발전한 국가'에 대해서도 개도국 대우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해결이 안되면 미국이 일방적으로 개도국 대우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통상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개도국 지위를 고수할 경우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산업통상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개도국 전쟁'을 취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데, 우리가 지위를 포기하지 않으면 미국과 한국이 대결하는 구도가 돼 버린다"고 우려했다.


이미 국제적으로 우리나라가 더 이상 개도국이 아니라는 인식도 확대됐다는 견해가 나온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개도국 지위에 대한 결단을 촉구해 갑자기 관심을 받게 됐지만,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그동안 끈질기게 우리나라를 개도국이 아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고 말했다.


EU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를 '선진화된 개도국(Advanced Developing Country)'로 불러 '개도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한마디로 국제적으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기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홍 부총리도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WTO에서 다른 개도국들이 우리나라의 개도국 특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보이지 않는 압력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개도국 지위를 고수할 경우 WTO에 관세, 보조금 등의 감축약속이행계획서를 제출해도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통상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쌀 관세율 유지키로…"영향 극히 제한적"=가장 우려가 큰 농업분야 역시 실질적으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쌀 관세율 513%, 연간 1조4900억원의 감축대상보조(AMS) 지급 상한액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개도국이 아니다는 선언을 해도 추가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않으면 이런 조건은 달라지지 않는다.


산업부 관계자는 "농업 분야를 포함한 DDA(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이 사실상 무산돼 개도국 지위를 주장할 무역협상이 사실상 없다"면서 "개도국 지위 유지해서 얻을 실익은 더 이상 크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역시 농업계의 반발을 의식하면서도 개도국 지위 포기에 따른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산물 관세 감축, 개도국 특별품목, 농업 보조금 감축 등에 대해서는 2008년 WTO 문서로 논의됐지만 농업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 더 이상 WTO에서 의미 있게 논의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공익형직불제 속도 계기=농식품부에서는 오히려 공익형직불금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익형 직불제는 논밭 단가를 균등하게 개편하고 농촌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하는 게 주요 골자다. 공익형직불금은 WTO의 감축대상보조와 달리 허용대상보조금으로 분류된다. 감축대상보조는 생산을 자극하는 방식이어서 WTO 차원에서 가급적 제한한다. 반면 허용대상보조금은 생산중립적으로, 제한규정이 없다. 이미 관련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서진교 선임연구위원은 개도국 지위를 내려놓은 후 농업 대책과 관련해 "쌀 등 민감 품목에 대해서는 협상에서 예외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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