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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곤강의 기적' 꿈꾸는 미얀마, 한국에 문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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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기적을 세계에 각인시킨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그때 '랑군의 봄'으로 불리던 민주화 투쟁을 펼치며 한국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 나라가 있다. 한때 '아시아의 보석'으로도 불리던 버마, 지금의 미얀마다.


한국의 대다수 젊은 세대에게 미얀마는 아직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변방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성세대는 과거 버마를 한국전쟁 당시 5만달러 상당의 쌀을 지원해준 고마운 나라, 코리아컵국제축구대회 결승전에서 한국팀을 애먹이던 빠르고 강한 상대로 기억하고 있다.

지금 미얀마는 국명이 뜻하는 바대로 '빠르고 강한' 나라로 재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2016년 민선 정부 출범 이래 우선 100년도 넘은 낡은 투자법과 회사법을 대폭 개정했다. 외국인의 회사 설립은 물론 미얀마 회사 지분 소유 등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쉽도록 제도가 정비됐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투자가 전년도 동기 대비 77%나 증가한 것은 이러한 정책이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도 자국을 '아세안의 마지막 미개척 시장'이라고 홍보하면서 해외 자본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 대기업들의 직간접투자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 대형 케이블업체 진출, 미얀마 최대 제과회사 인수, 아세안 지역 최초 석유유통업 투자 등 굵직한 투자가 연이어 이뤄지고 있다. 미얀마 투자 진출의 최대 성공 사례로 꼽히는 가스전 개발에서도 후속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경제 개발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에서 미얀마는 한국을 최적의 모델로 삼고 있다. 미얀마는 식민 지배라는 아픈 역사적 경험은 물론 한류에 대한 열광적 인기가 반영하듯 정서적으로도 공감할 부분이 많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입지와 함께 양국 공히 평화 프로세스를 국가 핵심 과제로 추진하는 점도 공통점이다.

무엇보다 미얀마의 밝은 미래를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은 중위연령 28세의 젊고 역동적인 인적 자원이다. 수치 국가고문도 얼마 전 국제 행사에서 "미얀마에 대한 가장 훌륭하고 현명한 투자는 바로 미얀마 국민에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호소는 옛 영화를 되찾겠다는 희망과 열정이 가득한 젊은 세대들에게 미얀마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지도층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이 교육을 통한 경제 발전의 대표적 성공 사례라는 점은 미얀마가 우리를 최적의 협력 상대로 보는 또 하나의 이유다.


한국에 대한 미얀마의 관심과 기대는 많은 분야에서 우리에게 기회의 창을 열어주고 있다.


미얀마 경제 허브인 양곤에 조성될 '한ㆍ미얀마 경제협력산업단지'는 한국의 200여개 업체가 입주해 아세안 내 한국의 수출 제조업 전진기지가 될 전망이다. 이는 현재 이 지역 내 유일한 우리 정부 주도 산단 프로젝트다. 한편 지난해 착공식을 한 '한ㆍ미얀마 우정의 다리'는 우리 대외경제협력기금을 통해 추진되는 대형 교량 프로젝트다. 양곤 시내와 달라 지역을 연결하는 이 교량은 미얀마 국민에게는 '꿈의 다리'로 불릴 정도다. 과거 한강 교량 건설이 강남 개발을 촉진해 한강의 기적을 견인했듯이, 우정의 다리가 완공되면 양곤강의 기적을 견인하는 가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남방 정책의 핵심인 사람과 사람 간 교류에서도 미얀마 정부는 우리에게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지난해 말 미얀마 정부가 한국인 대상 비자 면제 조치를 시행한 이래 올해 상반기 미얀마를 찾은 한국인이 전년 동기 대비 84%나 증가했다.


이 밖에도 '한국이 온다'라는 기대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내년 수교 45주년을 앞두고 이뤄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달 초 국빈 방문은 오는 11월 말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함께 한ㆍ미얀마 관계 발전을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상화 주 미얀마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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