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서 '文 대통령 비하' 이모티콘 판매…韓 네티즌 신고에 삭제

침 흘리고 눈동자 돌아가…모욕적 모습으로 표현
한일 갈등 文 대통령 탓으로 돌리는 문구도 삽입
라인 "심사 가이드라인서 걸러지지 않아…판매 1시간만에 중단"

(라인스토어 캡쳐)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모티콘이 판매됐지만 국내 이용자의 신고를 받고 한 시간 만에 삭제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온라인 스토어에서 최근까지 '미스터문의 도장(Stamp of Mr.Moon)'이라는 이모티콘을 1200원에 판매했다.

'미네오 마인(Mineo Mine)'이라는 작가명으로 등록된 이 이모티콘은 문 대통령의 초상을 본딴 일종의 캐리커쳐 형태였다. 머리 모양은 흐트러지고 눈동자는 돌아간 채 콧물과 침을 흘리는 모습으로 표현하는 등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의미가 담겼다.

이모티콘에 삽입된 문구에도 문 대통령을 모욕하거나 최근의 한일 갈등의 책임이 문 대통령에 있다는 주장이 암시됐다. '감사합니다 문짱입니다', '저는 제정신입니다' 등 개인적인 비하 외에도 '파기(破棄)', '반대(反?)' 등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ISOMIA) 종료를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보인다. '약속? 뭐야 그게(約束? なにそれ)'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문 대통령이 무시하고 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빗댄 문구도 있었다.

이 이모티콘은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28일 오후 9시부터였다. 판매 가격은 1200원이었다. 라인은 이모티콘과 같은 메신저용 콘텐츠를 판매할 때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치고 있다. 특정 국적 소유자나 인물, 법인, 집단에 대한 비방이나 폄훼, 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는 콘텐츠는 판매가 거부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기준을 내세웠음에도 이 같은 이모티콘이 판매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 내 월간 이용자수만 8000만명(일본 인구의 약 60%)에 달해 '국민메신저'로 꼽히는 만큼 이모티콘의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이용자들의 신고를 받은 라인 측은 9시 58분께 해당 이모티콘을 삭제 조치했다. 해당 이모티콘 작가의 국적과 신원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라인 관계자는 "내부 검수 가이드 라인에 따라 스티커 콘텐츠를 심사한 후 스티커를 공개 및 판매해왔으나, 이번 스티커 심사 과정에서 해당 콘텐츠가 걸러지지 못했다"며 "현재 자세한 경위를 확인 중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스티커 검수 프로세스를 엄중히 감사하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