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반품 찐문어를 표시없이 냉동보관하면 식품위생법 위반"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반품 받은 찐문어를 다시 팔 목적으로 별다른 표시 없이 냉동보관했다면, 이는 식품위생법 위반이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수산식품업체 대표 구 모(44)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의정부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구씨는 2016년 3월 반품된 찐문어 381.8㎏을 식품위생법에 따른 표시사항을 표시하지 않고 냉동해 판매할 목적으로 보관한 혐의로 기소됐다. 우리 식품위생법은 기준에 맞는 표시가 없는 찐문어는 판매 목적으로 진열하거나 영업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구씨의 경우, 찐문어를 냉동보관한 것이 '판매할 목적으로 한 진열'이나 '영업에 사용한 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재판의 쟁점이었다.

대법은 "찐문어를 제조해 판매했다가 반품받아 냉동상태로 보관한 것이 다시 판매하기 위한 것이라면 영업에 사용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식품위생법이 금지한 기준에 맞는 표시 없이 판매할 목적으로 영업에 사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진열에 해당한다'고 봐 유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찐문어를 종이박스에 담아 냉동창고에 보관한 행위는 판매를 목적으로 한 진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의 판단은 달랐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