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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사면초가, 장기적 전망·전략으로 돌파해야"

최종수정 2019.08.09 09:46 기사입력 2019.08.0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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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8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 웰스 파고 수석부행장 등 지낸 국제경제전문가

"한국 경제 사면초가, 장기적 전망·전략으로 돌파해야"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한국은 무역이 중요한데, 주요 시장인 미국이나 중국 경제도 어려워지고 일본과는 사이가 안 좋다. 장기적 안목으로 규제를 줄이고 인공지능(AI)을 육성하는 등 전략적으로 돌파해야 한다."


국제경제 전문가인 손성원(75) 미국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가 8일(현지시간 ) 한국 경제에 대해 '사면초가'라고 진단하며 내린 처방전이다. 그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 미국 5대 은행 중 하나인 웰스 파고 은행 수석 부행장 등을 지낸 세계적 경제 전문가로, 최근 악재가 겹친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손 교수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 부과 등의 역효과로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미국이 약 5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가정했을 때 미국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포인트, 중국은 올해 기준 1.6%포인트씩 감소가 예상된다. 미국은 잘해야 2% 초반, 중국도 6% GDP 성장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큰 타격일 수 밖에 없다. 전세계 성장률도 0.5%포인트 감소할 전망이다. 여기에 안 그래도 주요20개국(G20) 중 드물게 경제 상황이 안 좋았던 한국은 설상가상으로 일본과의 무역갈등까지 겹친 상태다.


손 교수는 장기적 전망과 전략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추경이나 금리 인하, 중기 지원 등은 괜찮긴 하지만, 문제는 대통령이 바뀔 때 마다 너무 많은 게 바뀐다는 것"이라며 "정치, 외교, 경제 등 모든 파트가 합의해 장기적 전망과 전략을 세워서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 갈등에 대해선 "감정 문제라서 풀기가 더 어려 장기화되지 않을 까 우려된다. 한국 경제에 좋을 일이 없다. 세계 경제가 다 안 좋은 데, 한국 경제만 잘 될 수는 없다"면서 적극적인 외교적 해법을 당부했다. 그는 "어제 워싱턴에 가서 현지 매체 기자들과 만났는데, 일본 대사관에서 미팅을 잡아 자기네 입장이 담긴 자료를 나눠주고 설명회를 했다더라"면서 "그 기자가 나에게 한국의 입장은 뭐냐고 묻더라. 한국 대사관에선 연락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을 뽑아 국제 여론을 설득해 일본을 압박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또 한국은행의 금리 등 통화 정책 결정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우리가 줏대를 갖고 판단해서 금리를 내리고 올리고 해야 하는 데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우리도 올려야 한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앞으로 좀더 정확히 방향을 정해서 이렇게 나가겠다고 밝히고 꾸준히 밀어부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화에 대해선 "한국 경제가 안 좋기 때문에 더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면서 현재 1달러당 1200원대에서 내년 1250원대로 더 원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교수는 특히 장기적 전망ㆍ전략의 구체적인 사례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공지능(AI) 기술 집중 육성, 규제 완화를 조언했다. 손 교수는 "한국이든 미국이든 경제는 생산성에 달려 있는데, 그만큼 AI가 중요해진다는 얘기"라며 "우리도 반도체 갖고 잘 살았는데 앞으로 50년도 더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는 장담 못한다. (AI기술 개발과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장기적인 전략과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규제 완화에 대해 "미국에선 유턴이 있고 금지만 안 돼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한 데 한국은 너무 규율이 많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미ㆍ중 무역전쟁에 대해 "중국의 지식재산권(IP) 침해나 강제 기술 이전 등 불공정한 무역 행위는 10년 전에 버릇을 고쳐 놨어야 한다. 앞으로 그대로 놔뒀다면 중국이 경제ㆍ군사적으로 더 커지면서 고치기 힘들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ㆍ중 무역전쟁이 격화돼 환율전쟁화 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충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그는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그동안 15% 였는데, 최근엔 35% 정도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논쟁에 대해선 "현재 시장은 25bp(1bp=0.01%포인트) 내려서는 아무 반응이 없는 상황"이라며 50bp 이상의 인하로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글로벌 중립금리는 0.5% 수준으로 미국이 장기적으로 봐선 마이너스 금리로 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 자체에 대해선 "돈만 낭비되고 은행들이 대출을 꺼려 경기 부양에 도움이 못 됐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Fed에 대해서도 "가장 중요한 신뢰도가 깨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Fed가 지난해 금리를 4차례 올린 것은 실수였고,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기자회견 때마다 말 실수를 해 시장의 신뢰도가 떨어졌다"면서 "최근의 금리 인하도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내렸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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