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첨단재생의료법' 3년만에 빛 봤다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국내 바이오업계의 숙원과제인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에 관한 법률안'(첨단재생의료법)이 3년 만에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시민단체 반발에 결국 '반쪽짜리 법'에 그쳤다. '인보사 사태'로 잔뜩 위축됐던 바이오업계는 반쪽짜리 법이나마 "K-바이오의 경쟁력을 높이고 희귀·난치질환자의 치료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바이오의약품의 심사·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첨단재생의료법을 통과시켰다. 지난 2016년 관련 법안이 발의된 지 3년 만이다.
첨단재생의료법은 기존 약사법, 생명윤리법, 혈액관리법 등으로 나뉜 바이오의약품 규제를 일원화하는 법이다. 세포치료, 유전자치료 등 재생의료 분야의 학술(임상)연구에서 제품화에 이르는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산업 활성화도 촉진할 수 있어 식약처와 보건복지부도 법안 마련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줄기세포 산업 전반에 대한 수혜를 위한 '최순실법'으로 발이 묶였다. 올해 3월엔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갔지만 '인보사 사태'가 불거지면서 역풍을 맞았다. 시민단체는 "의약품 허가제도를 더 부실하게 만드는 '인보사 양산 법'"이라며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4월 초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의 법안심사 제2소위 회부 요청으로 계류됐다. 이후 지난달 17일 지적사항을 보완한 법안이 법사위 제2소위를 통과했으나 같은 날 오후 열릴 예정이던 전체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를 무사히 넘었지만 이번에는 본회의 일정이 발목을 잡았다. 여야간 '추가경쟁예산(추경) 줄다리기'로 본회의 일정이 하루 뒤로 밀렸다.
이날 첨단재생의료법이 관련 법안이 발의된 지 3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었으나 이 법안은 사실 '반쪽짜리'다. 핵심인 바이오의약품 신속심사 부분이 당초 계획보다 대폭 축소됐다. 정부는 발병 후 수개월 내 사망이 예견되는 질병 등에 대해 안전성·유효성을 현저히 개선했거나 희귀질환, 생물테러 감염병 대유행을 예방·치료하는 바이오의약품을 우선 심사, 조건부 허가 등 신속 처리 대상으로 하려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대체 치료제가 없고 생명을 위협하는 암 등 중대질환과 희귀질환에 한정했다.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은 "당초 계획보다 축소되긴 했지만 임상연구부터 제품화에 이르기까지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환자에 대한 장기 추적조사를 실시하도록 해 인보사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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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업계는 반쪽짜리 법이나마 첨단재생의료법으로 맞춤형 관리·지원체계가 마련되면 재생의료 임상 연구가 활성화되고 바이오의약품의 신속 허가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간이 3~4년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관계자는 "바이오업체는 의약품을 시장에 빨리 내놓을 수 있고 희귀·난치 질환자는 치료 기회를 넓힐 수 있어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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