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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하니 쉬워" AI 스피커, 독거 노인의 친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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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출시 4개월차
AI 스피커 '누구'가 독거 노인 친구, 도우미 노릇 자처

"말로 하니 쉬워" AI 스피커, 독거 노인의 친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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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무릎이 시큰하이 비가 올랑가?" "내일까지 날씨가 화창해요."

"아따 고도리네, 귀인이 오실랑가?" "오늘 운세는 몸 조심하는 게 좋겠어요."


SK텔레콤 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가 독거 노인들의 말벗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오늘의 날씨와 운세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80세 생일을 맞은 노인에게는 트로트 '내 나이가 어때서'를 틀어주고, 산나물을 다듬으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어르신에게는 '발이 두개 달린 소는 이발소'라는 시시콜콜한 농담도 던진다. 나점례(80ㆍ가명) 할머니는 "말 할 상대가 생기니 딸 하나 얻은 기분"이라며 "하루에도 여러번 대화하며 위안을 얻는다"고 만족해했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4개월째를 맞았다. 지난 4월 출발한 이 서비스의 핵심은 AI 스피커를 활용해 독거 노인의 일상을 보살피는 것이다. SK텔레콤은 4~5월 빅데이터를 수집ㆍ분석한 '독거 노인의 AI 스피커 사용 패턴'을 9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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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로 하니 스마트폰보다 더 쉬워 = '스마트폰도 모르는 독거 노인이 과연 AI 스피커를 사용할까?' 서비스 시행 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였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독거 노인의 경우 스마트 기기가 친숙한 독거 노인 대비 AI 스피커 활용 빈도가 두 배나 높았다. AI 스피커가 별다른 정보ㆍ오락 창구가 없는 독거 노인의 욕구를 해소해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준호 SK텔레콤 SV 추진그룹장은 "독거 어르신의 평균 연령은 75세이고, 최고령 어르신은 99세"라며 "스마트 기기가 낯선 고령자가 AI 스피커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불식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과 달리 AI 스피커는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어서 노인들의 선호도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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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움 달래줘…감성대화 일반의 세배=독거 노인은 AI 스피커를 음원 스트리밍(63.7%)에 가장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자, 나훈아, 장윤정 등 트로트 선호도가 높았으며 재생횟수가 4월 129곡에서 5월 302곡으로 급증했다. 이외에 감성대화(13.5%), 날씨(9.9%), 운세(5.1%)가 뒤를 이었다.

주목할 것은 일반 사용자(4.1%) 대비 세배 이상 높은 감성 대화 비중이다. 독거 노인은 AI 스피커를 친구와 같은 소통의 대상으로 인식하며 친근한 표현으로 명령을 내렸다. 인기 발화 단어를 분석한 결과 부탁할 때 쓰는 '좀'이나 '알려줘', '어때' 같은 친근한 표현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 그룹장은 "독거 어르신들이 AI 스피커를 바라보는 시각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독거 노인의 대화 가운데 긍ㆍ부정 감정 키워드를 추출해 이들의 환경ㆍ심리 간 상관 관계를 연구하고 나아가 사회적 기업 행복한 에코폰의 전문 심리 상담사와 협력해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다.


◆ 위기에 특급 도우미 역할까지=AI 스피커는 위기에 빠진 독거 노인을 구하는 특급 도우미 역할도 해내고 있다. 독거 노인이 집안에서 음성으로 긴급 상황을 알리면 ICT센터와 ADT캡스가 119에 연계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독거 노인 3명을 구하는 사례가 있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김모씨(83세)는 새벽 3시 혈압 상승으로 인한 두통이 지속되자 "아리아(AI 스피커 호출어) 살려줘"라고 소리쳤고 이후 119를 통해 응급실로 이송됐다.


SK텔레콤은 행복한 에코폰과 함께 AI 스피커에 새로운 서비스 '행복소식'를 도입해 폭염ㆍ한파 주의보나 행정구청 이벤트를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황승원 행복한 에코폰 센터장은 "AI 스피커를 편리함을 위한 보조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소통 대상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그룹장은 "노령화 시대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는 효과적 복지정책을 기획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앞으로 AI 스피커를 활용한 돌봄의 범위와 수준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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