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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사카 G20에서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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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관련해 잘 알려지지 않은 ‘진기록’ 두 개를 갖고 있다. 한국 대통령이 참석한 양자 회담 중 ‘가장 늦은 시간에 끝난’ 정상회담과 ‘가장 이른 시간에 끝난’ 정상회담의 주인공이 문 대통령이다. 기록과 관련 있는 두 정상회담이 공교롭게 금요일 밤과 토요일 새벽에 끝나 제대로 보도되지는 않았다.


전자는 2017년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밤 10시 10분에 시작해 10시 38분에 끝났다. 앞서 예정됐던 아세안 관련 정상 회의가 줄줄이 늦어지면서 원래 예정 시간인 오후 6시 반보다 3시간 40분 늦게 시작됐다. 이 때문에 2007년 3월 노무현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간의 정상회담(밤9시 20분~10시 30분) 기록을 10년 만에 깼다.

후자는 지난달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만들어졌다. 29일 오전 0시 36분 시작돼 1시 29분에 끝났다. 원래는 28일 밤 10시 45분으로 잡혀 있어서 ‘가장 늦은 시간’ 정상회담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러 정상회담 전에 열린 러·프랑스 정상회담이 늦게 끝나면서 기록 경신이 무산됐다. 대신 앞으로 깨지기 힘든 ‘가장 이른 시간에 시작한 정상회담’이라는 또 하나의 진기록을 세웠다.


심야 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세계 여러 나라 정상들이 참석하는 다자(多者) 정상회의 기간 중에 개최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해외 순방 기간 중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는 문 대통령의 일하는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 문 대통령은 오사카에서 47시간 머물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8명의 정상과 양자회담을 했다. 이 외에도 동포간담회와 G20 공식 만찬에 참석했고, G20 정상회의 세션 1과 세션 3에서 선도 발언도 했다.


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주요 회의에 불참했다는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뒤늦게 논란이 되자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장에서 취재했던 나는 고 대변인의 반응이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 세션 2와 세션 4에 불참한 건 팩트지만 문 대통령이 참석한 양자 회담 일정 등을 고려하면 불가피했다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이 순방을 다녀온 뒤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G20 정상회의에 가기 위해 중간 기착지로 체코에 간 것을 두고도 왜 갔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사정을 듣고 나면 이해가 가지만 상대국과 관련된 문제도 있어서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보니 명쾌하게 해명이 안 될 때도 있다. 앞으로도 비슷한 논란이 생길 가능성은 농후하다. 순방 성과를 내는 것만큼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청와대가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더 늘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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