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무차별 폭행 목격한 아들 우울증
갈비뼈·손가락 골절…전치 4주 진단
6일 오전 9시께 한 네티즌이 페이스북에 올리며 급속도로 확산한 '베트남 여성 폭행' 영상. 영상 속 남성은 여성을 향해 무차별 폭행을 가한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한국인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갈비뼈 골절 등 전치 4주 진단을 받은 베트남 이주여성 A(30)씨가 베트남 현지 매체 '징'을 통해 "남편이 샌드백 치듯 나를 때렸다"며 끔찍했던 폭행 당시를 토로했다.
A 씨는 "남편이 옛날에 권투를 연습했다"며 "맞을 때마다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참았지만, 이번에는 (폭행이) 너무 심해서 경찰에 신고했다. 갈비뼈와 손가락이 부러졌다"고 밝혔다.
폭행을 당한 이유에 대해서는 "남편이 저에게 무엇을 가져오라고 말했는데, 제가 못 알아듣고 다른 것을 가져갔다가 폭행당하기 시작했다"며 "영상에 나오는 것은 아주 작은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그런가 하면 A 씨는 남편이 낙태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낙태를 종용하는 남편을 피해 2016년 4월 베트남으로 돌아가 혼자 아이를 낳은 뒤 "더는 때리지 않겠다"는 남편의 약속을 믿고 한국으로 갔다가 폭행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이(2)가 이번 일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들 C(2)군은 엄마가 폭행 당하는 모습을 다 지켜봤다.
베트남인 아내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편 A(36)씨가 8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돌아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또한 A 씨는 자신과 같은 피해 이주여성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신고를 못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 친구들도 남편에게 많이 맞았지만, 한국말이 서툴고 경찰이 한국인 편이라고 우려해 신고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도 샌드백처럼 맞았지만, 증거가 없어 신고하지 못했었다"고 덧붙였다.
남편 B(36) 씨는 지난 4일 오후 9시부터 3시간 동안 전남 영암군 자신의 집에서 베트남 출신 부인 A 씨를 주먹과 발 등을 이용해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남 영암경찰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5일 오전 8시7분께 A 씨가 남편 B 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를 접수 받고, B 씨 신병을 확보했다.
또한 B 씨의 잔혹한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이 6일 오전 9시께 페이스북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이 이어졌다.
영상 속에서 폭행 현장을 고스란히 목격한 아이는 "엄마, 엄마"라며 울음을 터뜨리며 다가섰지만, 아빠의 폭행 모습에 겁을 먹고 뒷걸음친다.
남편 B 씨는 자신의 아내를 폭행하면서 "음식 만들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먹지 말라고 했지. 치킨 와, 치킨 먹으라고 했지. 베트남 아니라고 했지"라는 말을 반복했다.
영상을 올린 누리꾼은 게시물에 베트남어로 "한국 남편과 베트남 부인의 모습. 한국은 정말 미X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영상은 인터넷에 공개되고 수천 회 이상 공유될 정도로 누리꾼들이 공분이 이어졌다.
한편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은 8일 특수상해 및 아동학대 등 혐의로 긴급체포된 B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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