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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중국의 핫이슈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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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더운 여름, 사육하던 양의 땀 배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양털을 깎았다. 이 양털들은 어떤 쓰레기통에 넣어야 할까."


알쏭달쏭 쓰레기 분류법에 대한 질문들이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연일 쏟아지고 있다. 중국에서 요즘 핫이슈는 '쓰레기'다. 웨이보에 '쓰레기분류도전' 해시태그는 조회수가 8억6000만회를 넘었고 댓글도 23만8000건이 달렸다. 어느날부터인가 중국인들에게 쓰레기 분리수거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일종의 '도전'이 됐다.

배경은 중국 당국이 선포한 '쓰레기와의 전쟁'이다. 상하이시는 이달부터 중국 내에서는 처음으로 엄격한 쓰레기 분리수거 규정에 따라 벌금이 동반되는 '생활쓰레기 관리조례'를 실행하고 있다. 쓰레기를 ▲재활용 가능 ▲위험물질 ▲젖은 쓰레기(음식물) ▲마른 쓰레기 등 네 종류로 구분해 버려야 하고 규정을 어길시 개인당 200위안(약 3만5000원), 기업당 5만위안(약 85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중국 정부는 2020년 말까지 베이징, 광저우 등 46개 도시로 분리수거 제도가 확대되고 2025년까지 중국 전역에 분리수거 시스템이 정착되게 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쓰레기 분리수거 제도 정착과 함께 쓰레기를 어떻게 분류해서 버려야 하는지에 대해 학습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변화다.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은 1초에 1개가 팔릴만큼 온라인몰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생활용품 중 하나가 됐고 어린이용 쓰레기 분리수거 장난감 판매도 재고가 떨어질만큼 인기몰이 중이다. 4~5세 어린이들은 빨간색, 파란색, 회색, 초록색 등 4가지 색으로 구성된 작은 통에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가 그려진 카드를 넣는 놀이를 통해 분리수거 방법을 배우고 있다.

인터넷상에는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에 대한 알림글이 다양한 형식으로 잇따라 올라오고 언론들은 쓰레기 분리수거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리는 보도에 힘을 주고 있다.


45초의 제한시간 동안 쓰레기통에 정확히 쓰레기를 분류하면 성공하는 모바일 게임이 등장하는가 하면 가상현실 공간에서 분리수거를 직접 체험하는 VR(가상현실) 게임도 나왔다. 하루에 두 번씩 가정집을 방문해 쓰레기 분리수거를 대신 해주는 신종 직업도 탄생했고 인터넷에는 한번 분류당 15위안의 가격표가 붙은 분리수거 전문 서비스도 등장했다. 상하이시 호텔들은 이달부터 투숙객들에게 칫솔, 빗, 면도기 등 6종의 일회용 비품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14억 인구가 사는 중국이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이를 실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환경보호 측면에서 크게 반길 일이다.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 했던 시절을 지나 조만간 분리수거가 생활 습관으로 정착되고, 더 나아가 생활 쓰레기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중국을 기대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쓰레기 분리수거 제도로 창출되는 경제효과는 덤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쓰레기 분리수거 제도가 1조위안의 경제효과를 탄생시키고 관련분야 이익 증가율이 적어도 30%는 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올 정도다.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우뚝선 중국이 비록 뒤늦게 쓰레기 분리수거 제도를 도입했지만 중국 사회의 특징인 강한 추진력과 잡음 없는 정착을 발판 삼아 경제와 환경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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