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단체 관광 중단과 한류 콘텐츠 제한 풀어야'

한중 경제협력 대화 열려
정부, 사드 갈등 해소 주력
화웨이 문제는 논의 안될 듯

이태호 외교부 2차관(오른쪽)과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장조리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제23차 한중 경제공동위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미·중 무역 전쟁이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 양국이 경제 협력 상황을 점검했다. 우리 측은 이번 기회에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단체 관광 중단 전면 복원과 게임, 연예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규제 해제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19일 외교부 청사에서 한중 포괄적 경제협력 대화체인 경제공동위원회가 열렸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우리로서는 인적교류, 문화교류 활성화 등을 통해 양국 간교류협력이 회복하고 양국 간 환경협력 등 협력의 폭과 깊이가 더욱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모두 발언부터 중국측에 우리의 요구 사항을 제시한 노림수다. 한중 갈등의 요인이기도 한 미세먼지 문제도 '환경협력 강화'는 표현으로 이번 회의 의제에 포함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 차관은 이어 "양측이 중장기적인 한중경제협력 발전방향에 대해 그간 실무레벨에서 진행해온 의견교환을 토대로 해서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협의가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측도 돌발발언은 없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한국 기자단에게 중국측 인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큰 파장이 일었던 상황은 재현되지 않았다.

중국측 수석대표인 리청강(李成鋼) 상무부 부장조리는 "공동 노력으로 양자 간 무역, 양방향 투자 등 여러 분야에 있어서 협력이 커다란 발전을 거뒀다"면서 지난해 경제공동위 합의 사항도 대부분 손조롭게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측의 요구대로 중국측이 단체관광과 한류 콘텐츠 제한 조치를 풀을지는 미지수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측은 이들 문제가 정부의 지시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이 같은 입장을 고려하면 이날 회의만으로 조기에 문제가 해소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한중 양측의 모두 발언대로라면 관심의 대상인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문제는 이날 논의되지 않을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5G(5세대 이동통신) 문제는 이번 회의 의제에 포함되지 안됐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측이 회의 중 미중 무역 갈등과 관련 우리측의 입장을 물을 가능성은 있다.

한편 이번 한중 경제공동위는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 회의 이후 1년 2개월 만에 열렸다. 2017년 회의는 사드갈등으로 열리지 않았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