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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빚만 더 늘어"…中企 '후유증' 호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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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앞줄 가운데)과 중소기업단체협의회 경영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적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앞줄 가운데)과 중소기업단체협의회 경영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적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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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서울에서 제과업을 하는 이명수(가명)씨는 지난해 2개 매장의 문을 닫은데 이어 조만간 1개 매장을 추가로 정리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상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그는 "급여 인상으로 실제 회사 부담은 2배로 늘어났다. 4대 보험, 퇴직금, 특근수당 인상 등 사업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섬유제조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일수(가명) 대표는 "국내에서 생산 공임이 맞지 않아 모두 해외로 빠져나가고 없는데 임금 인상으로 국내에서 버티려고 해봐야 빚만 더 늘어날 것"이라며 "그동안 직원 60명이 일을 했지만 현재 인원 축소 작업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결정시한(6월 27일)을 앞두고 중소기업계가 지난 2년간 급격한 인상에 따른 후유증을 호소하며 동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 이노비즈협회, 벤처기업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15개 단체로 구성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18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2020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돈을 많이 벌어 월급 많이 올려주는 복지사회로 가야하는데 최저임금에 대한 부분이 사회적 이슈가 된다는 게 안타깝다"며 "올해는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최저임금이 이슈가 안되고 자연스럽게 넘어가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함께 잘 극복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홍래 이노비즈협회 회장도 단체협의회 성명서를 통해 "2년 연속 가장 큰 인상폭을 기록한 최저임금과 지속적인 경기부진으로 중소기업계는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 회장은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을 옥죄고 있는 현재의 최저임금은 정상 궤도를 벗어나 있다"며 "절박한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업의 지불능력과 노동생산성을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홍래 이노비즈협회 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과 중소기업단체협의회 경영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 촉구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조홍래 이노비즈협회 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과 중소기업단체협의회 경영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 촉구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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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구소매업체를 운영하는 최구현(가명) 대표는 최저임금을 올리면서 기존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도 일정 비율 인상했다. 하지만 인건비 부담이 상승하면서 고임금 직원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시간 알바를 써야함에 따라 숙련도가 떨어져 효율성이 저하됐다.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직원들 업무 사기도 급감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 속에 20년 동안 유지했던 직원과 고용주 간의 신뢰도 붕괴됐다.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지불능력과 경제상황을 포함시키고, 영세 중소기업ㆍ소상공인 업종과 규모를 반영한 구분 적용이 현실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옥죄고 있는 현재의 최저임금은 정상 궤도를 벗어나 있다"면서 "근로자를 고용하는데 수반되는 비용은 최저임금뿐이 아니다. 4대 보험료 등 법정비용으로도 올해 기준 월 42만원(임금의 24%)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기중앙회가 영세 중소기업 357개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최저임금 영향도'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경영상 어려움 중 최저임금 상승이 유발한 정도에 대한 응답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00점 만점에 평균 60.3점을 기록했다. 2017년 5월 말 평균 43.0점 대비 4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과 고용은 각각 19.4%, 10.2% 감소했다.


현재 경영상황에 대해서는 60.8%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특히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시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52.1%에 달했다. 반면, 최저임금이 인하될 경우 인력증원(37.3%)이나 설비투자 확대(15.1%)에 나서겠다는 긍정적 답변이 많았다.


중소기업계는 "소득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위,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위임에도 노동생산성은 OECD 29위로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세 중소기업의 81%가 최저임금 인하 또는 동결을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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