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백서'에 발끈한 美 "관세전쟁은 중국 탓"
3일(현지시간) 미 무역대표부·재무부 이례적 공동 성명 발표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ㆍ중 무역갈등 고조의 원인을 놓고 양국이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과 재무부는 3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서를 발표해 중국 상무부가 지난 1일 발표한 '무역백서'의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미 정부는 성명서에서 "중국 정부의 무역백서 내용과 양국간 무역협상의 본질ㆍ역사를 왜곡한 비판 성명에 대해 실망했다"면서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 난국을 초래한 역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그러면서 "(무역협상의 시작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수십년에 걸친 불공적 무역 관행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게 됐다"면서 지난해 42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대중 무역적자, 2017년 8월 USTR이 조사해 발표한 중국의 강제 기술 이전 등 지식재산 침해 묵인 등의 사실을 거론했다.
또 "이같은 사실에 기초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법과 국제 협정에 따라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이의를 제기하고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그런데 중국은 우리의 우려를 건설적으로 해소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미국 수출품에 대한 불의한 관세를 두 배로 부과했고 미국도 이에 맞서 추가 관세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또 지난해 12월 양국 정상의 합의에 따라 진행 되온 협상 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현재의 사태를 초래한 원인이 중국 정부의 입장 번복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 정부는 "몇달간 힘든 작업과 솔직하고 건설적인 노력에 의해 수많은 중요한 문제에 대한 당사자간 합의가 이뤄졌었다"면서 "그러나 마지막 중요한 이슈를 마무리하면서 중국인들이 이전에 합의된 조항에 대한 입장에서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또 "중국의 입장 후퇴에 대응해 미국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올렸고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공표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특히 "이번 논의는 중국의 오랜 불공적 무역 관행에 의해 시작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입장은 내내 일관됐지만 중국은 합의한 중요사안들에 대해 뒷걸음질 쳤다"고 밝혔다.
무역협정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 보장 여부에 대해 양측의 이견이 컸다는 점도 시사했다. 중국 정부가 지식재산권(IP) 보장 확대 조항의 법제화가 주권 침해라고 반발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지키지 못한 약속을 했던 중국의 역사로 볼 때 이행 보장 조항은 필요했다"면서 "중국 정부로부터 세부적이고 집행가능한 약속을 하라는 우리의 주장은 중국의 주권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오히려 협상에서 논의된 이슈들은 무역협정에서 일반적이며, 지속적인 무역 적자에 기여한 시스템적 문제들을 해소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1일 8300자 분량의 무역백서를 발표해 "미국이 대(對) 중국 무역마찰을 야기해 두 나라와 전세계 공통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서는 "중ㆍ미 무역관계는 양국관계의 엔진이자 균형추"라며 "양국 국민의 근본이익과 세계 번영, 안정에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미국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과세 부과 등 수단을 이용해 위협하며 주요 무역 파트너들과의 무역 마찰을 빈번하게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해 "일방적 색채가 짙다"고 표현하며 "중국의 수년간 이어진 지식재산권 보호 및 외자유치 환경 개선 등에 대한 노력과 성과를 무시하고 중국에 대한 일방적 조사를 시작했다. 관세 추가징수, 투자제한 등의 조치들을 취하며 양국간 무역 마찰을 야기했다"고 비난했다.
백서는 미국의 횡포는 전세계 글로벌화 추세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다자간 무역체제의 권위를 훼손하고 있는 것은 물론 ▲글로벌 경제성장을 위협하고 ▲전세계 산업사슬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백서는 또 미국이 무역협상 과정 중에 이랬다 저랬다 입장을 바꾸며 신용을 지키지 않고 성의를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의 내용도 담았다.
백서는 중국이 6월1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 최근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높여 양국간 경제무역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을 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렬히 반대하며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는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무역협상 결렬 책임을 중국에 돌리려고 하고 있지만 실상은 미국이 이랬다저랬다 하며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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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는 "미국은 무역갈등을 촉발한 뒤 중국은 어쩔 수 없이 대응에 나섰지만,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며 "지난해 2월 무역협상이 시작된 이후 많은 진전이 있었고, 대부분 내용에 합의를 이뤘지만, 미국이 여러 차례 공동 인식에 반하는 태도로 협상을 깨뜨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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