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 체감경기 악화…6년반래 최저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미국발 무역전쟁이 확전될 것이라는 우려가 한층 커진 가운데 글로벌 제조업 체감경기는 약 6년반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3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IHS마킷과 JP모건 등에 따르면 5월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49.8를 기록하며 기준선인 50 아래로 떨어졌다. 유럽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세부 항목별로는 신규수주(49.5)가 50 아래를 나타냈다. 고용(49.9) 역시 2016년8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을 밑돌았다. JP모건은 "글로벌 PMI 조사 결과, 제조업 여건이 악화되는 신호가 확인됐다"며 "생산은 정체됐고 신규 수주는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주요 외신들은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면서 제조업 전반에 무역과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생산과 투자를 유보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의 5월 제조업 PMI는 50.5로 전월보다 2.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09년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폭 또한 6년래 가장 컸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으로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영국(49.4)의 경우 하락폭이 3.7에 달했다. 2016년7월 이후 최저치다. 유로존 전체의 5월 제조업 PMI는 47.7로 4개월 연속 50을 하회했다. 이는 무역전쟁과 자동차 수출 부진, 브렉시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여파로 풀이된다.

아시아 국가들의 제조업 PMI 또한 기준선 50에 가까운 상태다. JP모건은 유로존, 영국, 캐나다 등과 함께 한국, 일본, 대만의 제조업 체감경기도 악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조업 PMI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전반은 물론 경제활동까지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 지표로 꼽힌다. 2016~2017년 제조업 PMI가 호조를 보였을 당시, 전 세계 무역규모도 확대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발 무역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세계 경제 침체 시나리오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