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국면을 앞두고 불법 이민 이슈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멕시코와의 무역 갈등에 불을 붙이고 있다. 관세 인상 발표 이후 후폭풍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비난의 화살을 민주당에게로 돌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멕시코가 국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규모 사절단을 보냈다"면서 "문제는 그들은 25년간 '논의'만 해왔다는 것이다. 우리는 논의가 아닌 행동을 원한다"고 적었다. 그는 "그들(멕시코)은 원하기만 하면 하루만에 국경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우리 기업과 일자리들은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일부터 멕시코에서 수입한 모든 제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이후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수를 줄이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10월까지 관세를 최고 25%로 올리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이같은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백악관 등 내부 참모들과 공화당 내에서 반대가 컸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산업계는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멕시코에 대한 압박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는 또 다른 트윗에서 "민주당은 인도주의적이자 국가 안보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장벽과 관련해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이 공화당과 함께 '구멍'을 고치기 위해 투표했다면 너무도 쉽사리 개선됐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멕시코는 대규모 사절단을 보내 3일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을 면담하는 등 관세 철회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나서면서 한편으로는 대미 무역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가 에너지 독립성을 확보하자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이를 위해 이달 중 남동부 타바스코주에 정유공장 6곳을 건설할 수 있도록 허가해 3년 내에 이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는 가솔린 수입의 대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다른 국가의 식민지가 되길 원치 않는다. 우리와 우리 아이들, 손주들이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자주권이 있는 나라에서 살길 희망한다"면서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반복해왔지만 우리는 미국과, 전 세계 모든 정부들과 좋은 관계를 갖고 싶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위험에) 노출되고 싶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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