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에 올인한 국내 금융…선진국은 반대로 갔다
2015~2017년 국내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 84% 많아
프랑스, 독일, 일본의 경우 기업대출이 가계대출보다 월등히 많아
경기부양 목적 주택담보대출 등이 큰 이유
금융법인 대출, 경제성장 기여위해 방향 돌려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선진국보다 국내 금융법인의 가계대출 편중도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가계대출이 기업대출보다 적은 데 반해 국내 금융기관의 경우에는 가계대출이 기업대출의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일 국회예산정책처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 사이에 국내 금융법인의 기업대출(비금융기업)은 1842억달러(214조원)로 집계됐다. 반면 가계대출(가계 생계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도 포함) 규모는 3400억달러에 이른다. 가계대출 규모가 기업대출의 184%나 된다.
다른 선진국의 대출비중은 한국과 반대다. 같은 기간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의 경우에는 기업대출이 가계대출보다 훨씬 많았다. 프랑스의 경우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기업대출 규모가 4586억달러인데 반해 가계대출은 1854억달러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규모가 기업대출의 40% 수준이다.
독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3년간 기업대출은 2161억달러인데 반해 가계대출은 1574억달러였다. 가계대출 비중이 기업대출의 72.8%였다. 일본도 같은 기간 금융법인의 기업대출은 2088억달러인데 반해 가계대출은 1587억달러였다. 가계대출이 기업대출의 76% 수준이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에는 가계대출이 기업대출보다 많았지만 한국만큼 편중되지는 않았다. 미국의 경우 3년간 금융법인의 기업대출이 1조2775억달러였고, 가계대출은 1조3754억달러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은 기업대출 규모와 비슷한 108%로 나타났다. 영국의 경우에는 기업대출이 2069억달러인데 반해 가계대출은 2751억달러였다. 가계대출이 기업대출의 133% 수준이다.
한국 금융법인의 경우 가계대출 의존도가 높은 현상 이면에는 빠른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한몫했다. OECD의 분석에 따르면 2008년 이후 한국에서 가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8% 증가율을 보였다. 그동안 경기부양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 등을 늘린 것이 가계대출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그 결과 가계의 금융부채는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77.7%수준에서 2017년 97.5%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것은 결국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이어져 소비와 경제 성장의 제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국제결제은행 등은 가계부채가 GDP의 85%를 넘어서면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대출이 가계대출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것은 중소기업의 어려운 자금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대기업의 경우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직접조달을 마련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금융기관 대출이 절대적인 자금원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금융법인의 대출이 가계대출 중심으로 이뤄지면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가중되는 구조다.
이외에도 눈길을 끄는 것은 경기가 나빠져도 대출이 늘어만 간다는 점이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대출상환이 이뤄졌다. 일본과 프랑스 독일 미국 모두 2008년을 전후로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이 순상환 이뤄졌지만 한국은 시종일관 금융법인의 대출이 가계와 기업 모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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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확대되고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경우 대출의 비중이 높아 경기침체시 신용리스크 증가로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법인의 대출이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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