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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받던 외교관이 왕비가 되기까지…日마사코 왕비의 3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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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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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1일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하면서 왕세자빈에서 왕비가 된 마사코(雅子·56) 왕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촉망받던 외교관이 남성 중심의 일본 왕실에 들어가고 왕비가 되기까지 마사코 왕비의 지난 34년은 다사다난했다.


30일 모토코 리치 NYT 도쿄지국장이 쓴 뉴욕타임스(NYT) '주저하는 신부'라는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마사코 왕비는 1986년 10월 나루히토 일왕이 스페인의 엘레나 공주를 위해 주최한 도쿄 리셉션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나루히토 왕세자는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사학을 공부하는 26세 청년이었고 마사코는 외교관이 막 된 22세 미국 하버드대 졸업생이었다.

첫 만남에서 둘은 대화를 나눴다. 나루히토 왕세자가 마사코에게 "어떤 외교관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다. 마사코가 어떻게 답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나루히토 왕세자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마사코)는 겸손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명확하게 말했고 무척 똑똑했다"고 말했다.


우연처럼 보였던 이 만남은 사실 나루히토 왕세자의 혼인 문제를 걱정한 일본 궁내청이 기획한 것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마사코가 당시 어려운 것으로 소문난 일본 외교관 시험에 붙은 여성 3명 중 한명이었고 이후 궁내청이 리셉션 초청장을 보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사코는 신출내기 외교관이었고 업무에 집중했다. 마사코의 이러한 반응에도 나루히토 왕세자는 마사코의 생일에 맞춰 꽃을 보냈다. 1년 뒤 일본 외무성은 마사코를 옥스포드대 국제관계학 연수를 보냈다. 마사코는 연수 중 언론의 압박을 받다가 결국 도서관 계단에서 즉석으로 기자회견을 하며 나루히토 왕세자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마사코는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을 소련과 미국 등에서 보냈으며 하버드대, 도쿄대를 졸업했다. 이러한 경력으로 인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외국어에 능통했다. 마사코는 외교관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싶었고 1990년 옥스포드대 연수를 마치고 도쿄로 돌아와 외무성에서 미·일 무역 이슈 등을 다뤘다.


마사코의 즉석 기자회견 이후 일본 왕실과 정가는 나루히토 왕세자의 혼인 문제를 압박했다. 왕세자빈 후보로 언급만 되어도 언론의 주목을 크게 받았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자신이 스스로 신부를 선택하길 원한다고 말했고, 아키히토 일왕은 기자들에게 아들의 혼인 문제에 대해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여전히 마사코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마사코가 이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결혼을 아예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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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봄 나루히토 왕세자와 마사코의 혼인을 성사시키기 위한 외교관들의 노력이 이어졌고 이 노력에는 외무성 고위직에 있던 마사코의 아버지도 참여하게 됐다. 결국 마사코는 나루히토 왕세자와 차를 마셨고 나루히토 왕세자는 32세에 마사코에게 프로포즈를 했다. 28세에 촉망받는 외교관이었던 마사코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왕실로 들어가야한다는 점을 고려해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마사코는 같은 해 청혼을 승낙했다.


1993년 나루히토 왕세자와 혼인하면서 마사코는 왕세자빈이 됐다. 후계자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던 만큼 임신과 출산 문제는 나루히토 왕세자 부부를 7년간 괴롭혔다. 임신 관련 소식은 일본 언론과 대중의 주요 관심사였고 그 과정에서 유산을 겪기도 했다. 2001년 딸 아이코를 출산했지만 이후 후계자가 될 아들을 낳아야한다는 압박은 계속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마사코 왕세자빈은 딸 출산 2년 뒤 '적응장애(우울증)'를 앓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정신적인 건강을 회복하고 대중에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교육과 빈곤, 환경 문제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생일에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 힘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새 왕비로서의 결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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