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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하나의 유럽과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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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요즘 유럽연합(EU) 내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다. 세계에서 가장 큰 다국적 의회를 구성하는 선거가 불과 석 달도 채 남지 않아서다. 오는 5월 말 실시되는 이번 유럽의회 선거는 EU 전역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이 세를 키우고 있는 데다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와도 맞물리는 시점에 열려 더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각국에 흩어진 극우 포퓰리즘 세력이 선거를 앞두고 연대를 모색하는 등 의회를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때 EU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십으로 꼽혔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국 내 노란조끼 시위 사태가 진화될 조짐이 보이자 지난 4일 "유럽 각지에서 확산하고 있는 민족주의에 맞서 EU 연대를 강화,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하자"고 전 EU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이례적인 호소문을 공개했다. 자유주의 지도자로 꼽히는 기 베르호프스타트 전 벨기에 총리 역시 이 같은 '유럽 르네상스'를 지지하며 "EU가 향후 5년간 극우ㆍ포퓰리즘의 악몽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포퓰리즘과 싸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호소했다.


이는 극우 포퓰리즘 세력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하나의 유럽'을 표방한 EU의 기본 정신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계화는 물론 자유무역, 기후 변화, 난민 정책 등 주요 정책에서도 유턴이 불가피하다. 브렉시트에 이어 덱시트(독일의 EU 탈퇴),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EU 탈퇴)가 줄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유럽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중도 정당들이 과반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여론조사도 나오며 우려는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은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창한 '미국 우선주의'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불확실성을 높여 전 세계 경제를 출렁이게 하는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욱이 EU에는 포퓰리즘의 득세를 막고 하나의 유럽을 이끌어갈 리더십마저 부재하다. 국제질서는 뒤흔들리는 반면 국제 조정 능력은 약화된 셈이다.

기억해야 할 부분은 EU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있어 포퓰리즘 대두에 따른 정치, 경제적 여파 중 어느 하나도 우리 문제가 아닌 것이 없다. 오는 5월 EU의 선거를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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