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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김일성의 베트남, 김정은의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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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김일성 북한 주석(오른쪽)이 베트남을 방문해 호치민 주석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1958년 김일성 북한 주석(오른쪽)이 베트남을 방문해 호치민 주석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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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북한 주석은 1964년 1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단순히 (베트남) 자신의 독립과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투쟁만이 아니라 전체 사회주의 진영의 안정과 아시아와 세계평화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고 베트남전쟁을 규정하고 "그들의 투쟁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숭고한 국제주의적 의리요 의무"라고 선언했다.


그 해 10월 두 번째로 베트남을 방문해 유대감을 확인한 김일성은 이듬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등에서 베트남전 참전을 확정하고 1966년 9월 베트남과 파병 협정을 맺었다. 북한은 이후 전투기 10대로 구성된 '미그 17중대' 등의 군대를 베트남 전장에 순차로 파병했다.

북중관계 전문가인 선즈화 중국 화둥사범대 교수의 저서 '최후의 천조'에 따르면 베트남전의 결과에 고무된 김일성은 1975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마오쩌둥 주석을 만나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승리는 우리의 승리와 같은 것"이라면서 남한을 다시 침공해 한반도에서 사회주의 무력통일을 이루고 싶다는 뜻을 전하려 했다.


1950년 5월 회담에서 남침 동의ㆍ지지 의사를 밝혔던 마오쩌둥이지만 이번에는 "정치 얘기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잘라말했다. 논의 자체를 가로막는 것으로 '남침 불가'라는 입장을 못박았다는 것이다. 3년 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방중으로 미-중 데탕트를 맞이한 마오쩌둥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정이었다. 둘의 대화는 약 30분 만에 '싱겁게' 끝났다고 한다.


한반도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2016년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김일성과 마오쩌둥의 당시 만남을 두고 "김일성은 중국이 중요한 때에 자신을 돕지 않으리라는 것을 통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주변 강대국에 의지하지 않는 자주국방 노선을 택해 핵개발에 매진하게 된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오늘은 김일성이 베트남에서 받은 전쟁(남침)과 무력통일의 영감, 이에 대한 좌절의 결과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오는 27~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차 정상회담을 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베트남이라는 땅은 평화공존ㆍ비핵화의 기로다. 같은 베트남이고 찾아가는 방법(기찻길)도 비슷한데 할아버지때와는 함의와 상징이 180도 달라졌다. 개혁개방으로 상전벽해한 베트남이 김정은에게 어떤 영감을 안길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했다는 기사를 사진과 함께 1면에 게재했다. 사진은 평양을 출발하기 위해 전용열차에 올라타 손을 흔드는 김 위원장의 모습.(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했다는 기사를 사진과 함께 1면에 게재했다. 사진은 평양을 출발하기 위해 전용열차에 올라타 손을 흔드는 김 위원장의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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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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