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평가위, 세종보·공주보·죽산보 철거 제안…"수질·비용 편익↑"

충남 부여군 백제보./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이하 4대강평가위)가 금강의 세종보, 공주보와 영산강의 죽산보 철거를 합리적인 보 처리방안으로 제시했다. 최종 처리방안은 오는 6월 이후 구성될 국가물관리위원회가 확정한다.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4대강평가위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금강(세종보, 공주보, 백제보)과 영산강(승촌보, 죽산보)에 위치한 5개 보 처리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발표는 수년 간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4대강 사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첫 결정이기도 하다.

4대강평가위는 지난해 5월 보 안전성 평가를 위한 사전조사를 시작으로 경제성·안전성 분석, 수질·생태, 이수·치수, 주민 인식 조사 등을 따져 처리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시안을 토대로 각계 의견을 수렴해 오는 6월에 시행되는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구성될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보 처리방안이 상정돼 확정될 예정이다.

4대강평가위는 금강 수계 3개 보 처리와 관련, 세종보와 공주보는 철거하고 백제보는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택했다. 세종보를 철거하면 수질·생태는 크게 개선되고, 지역 물이용에 어려움이 생길 우려는 크지 않다고 봤다. 보의 구조물 해체 비용보다 수질·생태 개선, 유지·관리 비용 절감 등 편익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공주보 역시 수질·생태 개선, 비용 대비 편익 등을 고려했을 때 해체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4대강평가위는 밝혔다. 다만, 공주보 상단의 다리(공도교) 유지 등 주민의 교통권을 보장하기 위해 보 구조물을 부분적으로 해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4대강평가위는 공도교의 안전성, 백제문화제 등 지역 문화행사, 지하수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검토·분석한 결과를 국가물관리위원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금강 공주보 전경

백제보의 경우 보 해체의 경제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장기적인 물 흐름 개선을 위해 상시 개방하는 방향이 적합하다고 4대강평가위는 밝혔다. 물이용에 지장이 없도록 양수장, 지하수 등에 대한 물 이용 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보 개방 모니터링을 지속하기로 했다.

아울러 4대강평가위는 영산강 수계 2개 보 처리방안과 관련, 승촌보는 상시 개방해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죽산보는 환경여건을 고려할 때 해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승촌보의 경우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보 해체의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변 지역 물 이용에 지장이 없도록 보를 운영하면서, 양수장·지하수 등 물 이용 대책을 추진한 후 상시 개방하는 방안이 채택됐다.

죽산보는 해체 시 수질·생태 개선, 비용 절감 등으로 인한 편익이 보 해체 시 제반 비용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돼 해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환경부는 오는 26~28일까지 보별 민·관협의체와 3월부터 수계별 민·관협의체를 잇달아 열어 물이용, 문화행사 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현장과 소통할 계획이다.

4대강평가위는 한강과 낙동강의 보 처리방안도 이번과 같은 평가체계에 따라 조사·평가해 보 처리방안을 연내 제시할 계획이다.

홍종호 4대강 조사·평가 공동 기획위원장은 "오늘 발표한 보 처리방안 제시안은 금강과 영산강의 자연성 회복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지역주민과 미래세대가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고심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