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상사태' 위헌소송 낸 16개州에 "급진좌파가 이끄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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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위헌'이라고 소송을 제기한 캘리포니아 등 16개주(州)를 대상으로 "급진 좌파(radical left)가 이끄는 곳"이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복스(Vox)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예상했던 대로, 주로 '열린 국경' 민주당과 극좌가 이끄는 16개주가 제9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송을 주도한 캘리포니아에 대해 "완공될 희망이 없는 통제불능의 고속철도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다"며 "수십억달러를 낭비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비용 초과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실패한 고속철도 프로젝트는 절박하게 필요한 국경장벽보다 몇백배 더 비싼 비용이 투입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소송전에 대한 승리를 확신하며 낙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당시에도 "우리는 국가비상사태 선포 후, 고소당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법적 도전에 직면할 것임을 예상했다"며 "캘리포니아를 구체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캘리포니아 주와 법무장관이 이번 소송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16개주 법무장관은 '대통령의 날'인 전날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대통령의 권한으로 국경장벽을 건설하려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저지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는 캘리포니아 외에 콜로라도, 코네티컷, 델라웨어, 하와이, 일리노이, 메인, 메릴랜드, 미시간, 미네소타, 네바다, 뉴저지, 뉴멕시코, 뉴욕, 오리건, 버지니아 등의 주 법무장관이 동참했다.

소송을 제기한 16개주의 법무장관은 모두 민주당이다. 또한 네바다주를 제외한 15개주의 주지사 역시 민주당 소속이다. 국경장벽을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 간 치열한 대립이 의회에서 법정으로 무대를 바꾼 것이라는 외신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이들은 소장에서 "불법 이민자의 수는 줄어들고 있고, 장벽건설이 비상사태는 아니다"며 "의회가 다른 목적으로 편성한 예산을 전용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Shut Downㆍ일시적 업무정지) 사태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국경장벽 예산 57억달러를 포함해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자, 의회를 거치지 않고 예산을 재배정할 수 있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