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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2만5000개' 걷어 찬 뉴욕 주민들, 왜?

최종수정 2019.02.12 08:19 기사입력 2019.02.0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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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사, 제2본사 뉴욕 설치 추진 재검토설
뉴욕 주민들 "세금 특혜, 젠트리피케이션 우려" 등 반대 많아

아마존사. 자료사진.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마존사. 자료사진.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만5000개의 일자리와 250억달러(한화 약 28조원)의 투자보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ㆍ구도심 개발에 따른 저소득층 퇴출 현상)과 세금 특혜가 더 싫다".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의 미국 뉴욕 제2본사(HQ2) 설치 계획에 대해 반대하는 뉴욕 주민들의 선택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일자리에 목마른 다른 지역 주민들로부터 "미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지만, 거대 기업의 유치나 지역 명소화가 반드시 지역 주민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한 현상이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사는 최근 뉴욕 퀸스 롱아일랜드 시티 지역에 제2본사(HQ)를 설치하려던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현재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마존사는 지난해 11월 롱아일랜드시티와 버지니아주 알링턴 크리스탈시티를 제2본사 부지 후보로 선정했다. 아마존사는 각각의 지역에 2만5000개의 일자리를 공급하는 한편 250억달러 규모의 시설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테네시 주의 내슈빌에는 운영ㆍ물류 기지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중 크리스탈 시티와 내슈빌의 경우 해당 주지사들이 세금 혜택을 명문화한 법안에 서명하는 등 환영 일색이다.


문제는 뉴욕 주민들의 거센 반대다. 퀸스 지역 주민들은 뉴욕시가 아마존에 제공하기로 한 수십억 달러대의 세금 혜택에 대해 "세계 최고 부자 기업에게 왠 특혜냐"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구도심이 개발될 때마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저소득층이 주거지를 잃고 교외로 퇴출되고 중소 자영업자들도 임대료가 올라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실제 롱아일랜드시티 일대 지역 주택 가격은 아마존의 발표 후 30% 이상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간 롱아일랜드시티의 콘도 거래 건수가 32건으로 전년대비(13건) 150% 가까이 급증했다. 알링턴 지역의 11월 신규 계약 건수도 전년도 69건에서 지난해 178건으로 158%나 늘었다.


안 그래도 뉴욕 주민들은 도시 발달 과정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시달려 왔다. 맨해튼 첼시ㆍ소호 지역이 대표적 사례다. 싼 값의 임대료로 젊은 예술가들이 몰려 들어 아트 갤러리로 유명세를 탔지만, 그후 임대료가 급상승해 예술가들은 쫓겨나고 백화점 등 대기업 매장만 가득한 거리가 된 것에 대해 뉴욕 주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롱아일랜드시티 지역구 출신으로 대표적인 아마존 제2본사 설립 반대론자인 마이크 기아나리스(민주당) 뉴욕주 상원의원이 주 정부 공공기관제어위원회(PACB) 위원에 임명되면서 아마존사의 움직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 위원회는 뉴욕 시내 엠파이어스테이츠 개발 등 공공 개발 사업과 뉴욕시 측이 아마존에 약속한 세금 혜택 등의 타당성에 대해 감독하고 승인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 등 지역 정치인들이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13억달러(한화 약 4조원)를 들여 서민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마존사도 지난 주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컴퓨터 과학 수업과 인력 훈련을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지만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


아마존사는 아직 지역 토지ㆍ건물 매입 등의 조치에 들어가지 않은 채 관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재검토설'이 반대 주민ㆍ지역 정치권에 압박을 가해 양보를 얻어내려는 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아마존 제2 본사 유치에 실패하면 우리는 크나큰 기회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아마존이 필요하다. 뉴욕 롱아일랜드시티에 제2 본사를 건립하려는 계획이 그대로 추진되도록 해야한다"고 호소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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