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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동네' 초등학생들이 공부 잘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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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바꾸는사람들' 산하 연구소 수도권 학교 24곳 조사

초등학생 교과 어휘력,거주환경-가정배경에 따라 차이 커

집값 낮은 지역·농촌은 전체 평균 못 미쳐


'비싼 동네' 초등학생들이 공부 잘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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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거주 지역이나 가정 환경에 따라 초등학생들의 어휘력에 큰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파트 값이 비싼 소위 동네에 살 수록, 그리고 부모의 경제력이 높아 지원을 많이 받을 수록 아이들의 어휘 실력도 높게 나타났다.

교육시민단체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부설 '21세기교육연구소'는 지난해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의 초등학교 24곳, 46개 학급에서 5학년 학생 1133명을 조사해 분석한 연구보고서 '초등학생의 교과 어휘력 격차-거주환경과 가정배경 등에 따른 차이를 중심으로'에서 이같은 내용을 8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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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의 어휘력은 주거환경(지역)이 양호할수록, 부모의 경제력이 높고 지원이 많을수록 높고, 반대로 주거환경이 열악할 수록, 조손가정이나 다문화가정처럼 부모의 지원이 적을수록 낮았다.


연구팀은 우선 학교 주변의 아파트 시세에 따라 도시 지역을 상(평당 매매가 1620만~821만원), 중(709만~372만원), 하(304만~240만원) 지역으로 나누고, 또 이와는 별도로 경기도의 한 농촌 지역을 선택해 각 지역 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휘력 검사를 실시했다.

국어·수학·사회·과학 등 4개 과목 교과서에 제시된 어휘들을 추려 학생들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4과목을 합한 전체 평균 점수는 49.5점(65점 만점)이었다. 집값에 따라 상·중·하·농촌 등으로 분류된 학교별 평균을 보면, 모든 과목에서 도시 '하' 지역과 농촌 지역 학생들의 점수가 낮았다. 상과 중 지역의 점수는 각각 50.9점, 51.8점으로 전체 평균 이상이었으나, 하와 농촌 지역은 각각 47.7점, 44.5점으로 평균 이하였다.


평균값이 아니라 학생 개인별 점수 중 고득점자와 저득점자의 지역별 분포나 부모의 동거 여부를 보면, 계층별 어휘력 격차의 심각성이 더욱 선명하게 나타났다.


60점 이상(65점 만점)의 고득점자의 경우 도시 '상'과 '중' 지역에서는 13% 내외를 차지하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극소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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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30점 미만의 어휘력 부족 학생은 그 반대의 경향을 보여준다. 이 비율은 특히 도시 '하' 지역에서 높고 농촌 지역에서는 다소 낮은데, 이를 앞의 평균값과 견주어 보면 농촌 지역 학생들은 어휘력이 전반적으로 낮은데도 불구하고 극도로 낮은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도시 '하' 지역 학생들은 양극화가 심해 점수가 극도로 낮은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모의 동거 여부에 따라 어휘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60점 이상의 고득점자 중에는 부모결손 학생이 6.6%에 불과한 반면, 30점 이하의 저득점자 중에서는 30%가 결손가정 자녀였다.


어휘력은 학생들의 사고력, 표현력, 학업성취도와 직결되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이나 가정 배경에 따른 학생들의 어휘력 차이는 실제 교육의 내용적 측면에서도 교육 격차가 상당히 고착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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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어휘력에 관한 초등학교 교사들의 인식도 함께 조사했는데, 교사들의 68.5%는 '학생들의 어휘력 차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확대된다'고 응답했다. 개인에 따라 학교 공부를 통해 저학년 시절의 어휘력 부족을 극복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오히려 그 부족 현상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객관적으로 비교할 만한 기준이 없어서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어휘력이 높거나 낮다고 결론낼 수는 없었지만, 예상대로 지역이나 가정 배경에 따른 차이가 크고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국가 수준에서 학생들의 어휘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 사업을 추진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어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휘 학습은 교과 내용을 배우는 과정이나 독서를 통해 이뤄지며, 최근 학교에서도 독서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외국의 경우 학교에서 어휘력 신장을 겨냥한 학습활동을 체계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또 "낙후된 지역이나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 혹은 해체나 결손가정의 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지원도 서둘러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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