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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독일마저…사그러들기는 커녕 커지는 유로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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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 본부에서 피에르 모스코비치 경제담당 집행위원이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 본부에서 피에르 모스코비치 경제담당 집행위원이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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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사그라들기는 커녕 점점 짙어지고 있다.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이탈리아, 노란 조끼(Gilets Jaunes) 시위로 혼란에 빠진 프랑스는 물론, 믿었던 최대 경제대국 독일마저 휘청이고 있어서다. 불과 2년전만해도 재정위기를 딛고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유로존은 이제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 다음 위기 발발마저 우려해야 하는 시점에 선 모습이다.


EU집행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전보다 0.6%포인트 하향조정한 1.3%로 제시했다. 지난해 8월 2.0%에서 11월 1.9%로 내린 데 이어 또 다시 전망치를 낮춘 것이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앞서 발표한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 1.7%보다도 훨씬 낮다. 고조되는 미·중 무역갈등과 불과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 노란 조끼를 비롯한 각국의 정치적 혼란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유로존 경제는 이례적일 정도의 불확실성에 직면해있다"며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주요국의 공공부채 역시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유로존 경제의 기둥 역할을 해온 독일은 1%대 성장률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EU집행위는 올해 독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전 발표한 1.8%에서 1.1%까지 낮췄다. 지난해 5월 발표치와 비교하면 무려 1.0%포인트 하향조정한 수준이다. 독일은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28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5년래 최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직격탄을 입은 바 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 EU집행위 부위원장은 "글로벌 무역긴장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성장둔화는 수출위주인 독일 등의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공개된 12월 산업생산 지표(-0.4%)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는 0%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가 재정적자 확대정책을 통해 1%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 자신하는 것과 대조적인 대목이다. EU집행위는 올해 이탈리아의 성장률 전망치(0.2%)를 불과 3개월만에 1.0%포인트 낮췄다. 돔브로브스키 부위원장은 CNBC에 "이탈리아는 위험 그 자체"라며 "그리스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탈리아 정부가 추진키로 한 은퇴연령 하향, 기본소득 제공 등의 조치가 오히려 잠재성장률을 낮추고 연금지출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노란 조끼 시위로 내수가 얼어붙은 프랑스는 수출마저 벽에 부딪히며 올해 1.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스페인 2.1%, 오스트리아 1.6% 등 유로존 19개국 중 그리스와 몰타, 슬로바키아를 제외한 16개국의 성장률이 나란히 하향 조정됐다. 영국을 포함한 EU 28개 회원국을 기준으로 한 올해 성장률은 1.5%로 3개월 전 발표 당시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브느와 꾀레 ECB 집행이사는 "경기 둔화가 생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오는 3월 말 브렉시트를 앞둔 영국 역시 전망은 어둡다. 같은 날 영국 중앙은행(BOE)은 올해 자국 경제성장률이 11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BOE에 따르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2%로 3개월전보다 0.5%포인트 하향조정됐다. 2008년(1.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년 전망치 역시 0.2%포인트 내린 1.5%로 발표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브렉시트의 암운이 단기적으로는 경제 불안, 근본적으로는 경제와 기업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제를 더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장클로드 융커 EU집행위 위원장은 브뤼셀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만나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타개하는데 합의하면서도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간 가디언은 "협상이 벼랑 끝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브렉시트 시점인 3월 말까지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유로존 경제둔화 우려가 확산되며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CNBC는 "이탈리아를 제외한 EU 주요국의 국채금리가 유로존 성장둔화와 브렉시트 불확실성 우려로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독일 DAX지수를 비롯한 유럽증시도 나란히 1~3%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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