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일본에서 단돈 1엔(약 10원)짜리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노골적으로 통신비 인하를 압박해 온 일본 정부가 이르면 오는 4월부터 통신 및 단말기 세트할인을 법으로 금지키로 하자, 가전양판점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할인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도내에 위치한 한 au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는 지난 10월 출시된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XR 64기가바이트(GB) 모델이 1엔에 판매 중이다. 정가 9만8400엔(약 100만6000원)의 이 모델은 통신사 교체, 스마트폰 기기 반납 등 요건을 만족할 경우 1엔까지 할인된다.

2년 약정 시 위약금을 내야한다며 기기교체를 꺼려하는 한 고객에게 대리점 관계자는 "1만엔 상당을 포인트백 형태로 돌려준다"고 귀띔했다. NTT도코모, 소프트뱅크 매장에서도 애플, 삼성전자 등의 스마트폰을 내건 '일괄 1엔' 파격할인행사가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스마트폰 할인경쟁은 지난 연말부터 시작돼, 올 들어 한층 격화되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여러 브랜드가 경쟁하는 가전양판점에서는 '기간한정'을 내건 할인행사가 치열하다. 타사 고객 쟁탈전"이라며 "4월 이후 스마트폰 단말기의 가격이 대폭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 정부는 과도한 단말기 할인과 보조금 지급 등이 통신비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 4월 이후 통신 및 단말기 세트할인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통신비와 단말기 판매가를 분리토록 한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주무부처인 총무성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을 통과시켜 4월부터 시행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총무성의 지식인회의에 참여하는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타 순 위원은 "스마트폰 가격이 할인된 부분만큼 통신비에서 회수되고 있다"며 "같은 기기를 오래 사용하는 사람일 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간 단말기 지원금에 기대 스마트폰을 판매해 온 대리점에서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한 판매회사 간부는 "지금의 형태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마트폰 등 단말기 판매에만 의존해온 비즈니스 모델이 기로에 접어든 셈이다.


이와 함께 총무성은 각 통신사들의 요금제 단순화도 추진한다. NTT도코모는 개정안 시행시기와 관계없이 올해 4월부터 스마트기 할인 대신 통신비를 인하하는 새 요금제를 통해 기존 대비 통신비를 20~40% 낮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AD

다만 세부 규제사항 등 시행령 재검토에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세트할인을 금지하는 개정안의 시행시기가 당초 목표인 4월보다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대리점을 중심으로 한 파격할인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전에도 총무성이 과도한 할인에 행정지도 등 대책을 강구해왔지만 대리점 자체 캠페인은 제외되는 등 허점 투성이였다"며 "이번에는 대리점 신고제를 도입하고 업무개선명령 등 행정처분도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