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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시장 환율에 끝내 굴복한 베네수엘라 화폐... 남은건 '내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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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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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베네수엘라 정부가 자국 통화인 볼리바르화의 가치를 암시장 환율에 맞춰 추가 절하키로 하면서 사실상 화폐정책을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권에 대항해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스스로를 임시대통령으로 선언, 유혈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 정국은 대혼란에 빠진 상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군사개입이 가시화 될 경우, 이미 경제가 완전히 무너져내린 베네수엘라는 시리아보다 참혹한 내전상황이 시작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신들에 의하면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정부는 볼리바르화의 가치를 약 35% 평가절하, 달러당 3200볼리바르로 가치를 고정한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해 8월 96%에 달하는 평가절하를 단행해 100만퍼센트(%)가 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불러왔던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조치로 사실상 통화정책을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 판단된다. 달러당 3200볼리바르의 가치는 현재 베네수엘라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 환율에 준한 것이다. 암시장 환율이 국가 공식환율이 된 셈으로 국가가 화폐운용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는 베네수엘라의 올해 물가상승률이 1000만%를 넘을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16년 5월 마두로 대통령이 총선 패배후 군부와 손을 잡고 비상사태를 선포, 이후 군부가 생필품 유통을 통제하고 암시장에 수십배 가격으로 유통시키면서 살인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 마두로 대통령과 결탁한 베네수엘라 군부는 여전히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과 러시아, 쿠바, 멕시코 등 국가들도 마두로 정권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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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항해 스스로 임시대통령을 선포하고 시위대를 이끌고 있는 과이도 국회의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구권의 지지를 받고 있다. 베네수엘라 군경과 반정부 시위대의 충돌로 850명 이상이 체포되고 35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유혈충돌이 계속되면서 미국과 서구권의 군사개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U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에게 다음달 3일까지 대선을 다시 시행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마두로 정권은 이를 거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 개입 가능성까지 내비친 상황이다. 27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 외교와 베네수엘라의 민주적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또는 의회에 대한 어떠한 폭력과 협박도 법치에 대한 공격"이라며 "중대한 대응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군사옵션에 대해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미국은 무력개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미국 등 서방에서 본격적으로 베네수엘라 사태에 개입할 경우, 여전히 군부 지지를 받고 있는 마두로 정권의 정부군과 과이도 의장이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 간 유혈시위는 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자칫 시리아 내전처럼 국제 대리전 성격의 장기 내전사태가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리아 내전 역시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알 아사드 정권과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을 받은 반정부 연합군간 내전으로 시작됐으며, 발발 이후 8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전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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